"세계 경제 성장 모멘텀 둔화…위안화 절하에 유의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슈로더투신운용은 29일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운용사의 키스 웨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연 '2019년 글로벌 경제 및 시장 전망 기자간담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합의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은 각각 마지노선이 있을 것"이라며 "미국은 지식재산권을 중시하며 중국이 기술 도둑질을 한다고 우려하지만, 중국은 지식재산권 매입을 전략으로 삼아 국내총생산(GDP)을 끌어올리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국이 이런 마지노선을 쉽게 양보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결국 관세가 더 많이 부과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아울러 그는 "중국도 미국산 상품에 더 많은 관세를 부과하려고 하겠지만 다른 방식을 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를 둘러싸고 벌어진 중국의 보복을 사례로 들고서 "중국이 미국 기업들의 활동에 규제를 가해 미국 기업의 중국 내 영업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웨이드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무역분쟁은 제3의 국가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올해 한국, 대만, 말레이시아 증시에 무역분쟁이 악재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그는 "유럽과 일본은 미국의 자동차, 항공, 화학제품을 대체해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도 전망했다.
또 그는 "미중 무역분쟁만으로 미국 경기 국면이 변화하거나 전 세계 경제 성장률이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무역분쟁이 고조돼 참여국이 확대되고 중국 위안화가 큰 폭으로 평가절하되는 경우는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웨이드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경제는 강건한 편이지만 성장 모멘텀이 둔화하고 있다"며 "경제 지표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러한 우려를 확인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기준금리가 중립금리의 '바로 밑'에 있다고 발언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평가에 대해서는 "동의한다"며 "앞으로 금리가 인상될 여지가 그동안 시장 기대보다는 작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면 미국 달러가 더는 강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며 "달러화 강세가 일반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하는 신흥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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