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용과 구분없던 건강기능식품법 개정…공포 1년 후 시행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화학첨가물이 잔뜩 들어간 어린이용 건강기능식품을 앞으로는 만들지 못한다.
어린이와 성인의 신체적 기능과 능력 차이 등을 고려할 때 어린이용 건강기능식품에 화학적 합성첨가물 사용을 제한하는 등 안전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런 내용을 담은 건강기능식품법 일부 개정안이 지난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공포 후 1년이 지나서 시행된다.
현재 건강기능식품을 생산할 때 성인용과 어린이용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기준과 규격을 정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어린이용을 표방하는 건강기능식품에 성인용보다 더 많은 식품첨가물이 들어있는 경우도 있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다.
실제로 지난 2016년 9월 감사원이 건강기능식품 안전과 품질관리실태를 점검하면서 식약처에서 제출받은 매출 상위 10위 어린이용 비타민 제품 5개와 홍삼 제품 5개의 합성첨가물 사용 실태를 조사해봤다.
그 결과, 이들 조사대상 10개 제품 중에서 합성첨가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제품은 1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9개 제품에는 적게는 1종에서 많게는 12종의 화학 합성첨가물이 들어있었다.
특히 A사의 어린이용 비타민 제품에는 같은 회사의 성인용 비타민 제품보다 무려 10종이나 더 많은 11종의 화학첨가물이 들어있었다. 화학첨가물 중에는 스테아르산 마그네슘, 이산화규소 등 식품의 부패와 변질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일종의 방부제도 있었다.
현재 식약처는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특별법,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정기준 등에 근거해서 어린이용 일반 식품에 대해서는 비록 강제규정은 아니지만, 업계 자율적으로 합성첨가물을 과다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등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식약처는 정작 비타민과 홍삼, 유산균 등을 원료로 사용한 어린이용 건강기능식품에 대해서는 화학첨가물에 대한 별도의 사용 제한기준을 두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해 당시 감사원은 제조업체들이 어린이용 건강기능식품에 맛과 향을 자극하는 화학첨가물을 성인용 제품보다 더 많이 쓰지 않도록 식약처가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이런 현실을 고려해 개정 건강기능식품법은 어린이가 먹는 용도로 제조하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해서는 일반 성인용 건강기능식품과 달리 별도의 식품첨가물 기준과 규격을 설정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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