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코스트 輸送' 네덜란드 철도회사, 배상 합의

입력 2018-11-29 16:33  

락토핏 당케어 광고 이미지
난각막NEM 광고 이미지
'홀로코스트 輸送' 네덜란드 철도회사, 배상 합의
유대인 10만2천여 명 '죽음의 수용소'로 실어날라

(서울=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네덜란드 국영 철도회사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홀로코스트(대학살)가 자행된 나치 수용소로 유대인을 실어 날은 것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인정하고 생존자와 희생자 유족에게 개인적으로 배상해 주기로 합의했다고 더 타임스 인터넷판이 29일 보도했다.



1938년 설립된 네덜란츠 스푸르베이헌(NS, Nederlandse Spoorwegen)은 현재 유럽연합(EU)에서 7번째 규모의 노선망을 자랑하는 네덜란드 국영 여객철도 기업이다. 하루 4천800여 편을 운행하는 국내선 외에 유럽 주요 지역을 잇는 국제선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는 1940년대 폴란드 남부에서 나치가 운영한 죽음의 수용소인 '아우슈비츠'로 유럽 곳곳에 살던 수많은 유대인 10만2천여 명을 실어날라 나치 정권에 부역(附逆)했다는 오명을 안고 있었다.
이 회사는 당시 나치의 수송 요구에 아무런 반대 의사를 표명하지 않은 채 특별열차까지 편성했었다고 한다.
유대인들을 죽음의 수용소로 실어나른 대가로 번 돈은 오늘날 화폐 가치로 환산하면 250만 유로(약 32억원) 정도였다.
피해자들로부터 사죄와 배상 요구를 받아온 NS는 마침내 2005년 나치 정권의 홀로코스트를 방조한 것에 대해 사죄했다. 그러고 나서 13년 만에 자사 열차 편으로 죽음의 수용소로 끌려 갔던 홀로코스트 생존자들과 희생자 유족들에게 배상해 주기로 합의했다.
NS는 "(유대인을 아우슈비츠로 실어나른 것은) 우리가 무시할 수 없는 과거이자 우리나라(네덜란드)와 우리 회사(NS)의 역사를 이루는 어두운 한 페이지다"라며 배상에 합의한 배경을 설명했다.
위원회를 출범시켜 배상 절차를 밟을 예정인 NS는 조만간 정확한 피해 배상액과 대상자 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홀로코스트 피해자 유족인 살로 뮬러는 네덜란드 NOS 방송에 "꿈꾸긴 했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결과를 얻었다"며 수많은 유대인이 홀로코스트로 지금까지 고통받는 상황에서 NS가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배상하기로 해 기쁘다고 말했다.
뮬러의 부모는 모두 나치 친위대원(SS)의 손에 이끌려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하는 NS 열차에 태워진 뒤 독일 임시수용소인 베스터보르크(Westerbork)를 거쳐 아우슈비츠로 보내졌다가 거기서 사망했다.
뮬러가 5살 때인 1941년 어느 날 그의 엄마는 그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얘야, 오늘 밤에 보자. 착한 어린이가 되어야 한다"였다고 한다.
한편 나치 정권에 부역했다가 피해자들에게 배상한 철도회사는 이전에도 있었다.
프랑스 철도업체인 SNCF는 2014년 미국 정치인들의 압력에 굴복해 유대인 7만6천여 명을 수용소로 실어나른 데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4천만 파운드(약 60억원)를 배상금으로 내놓기로 합의했다.
SNCF가 나치 캠프로 수송한 유대인 가운데 겨우 3천 명 정도만 생존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parks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