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서 인천 굴착기를 움직였다…"지뢰제거 등 활용 기대"

입력 2018-11-29 16:54   수정 2018-11-29 18:49

상하이서 인천 굴착기를 움직였다…"지뢰제거 등 활용 기대"
880㎞ 떨어진 무인 굴착기가 시키는 대로 작업 '척척'
두산, 5G 활용 국가 벽 넘는 건설기계 원격제어 기술 최초로 선보여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여기 중국에서 한국에 있는 굴착기를 움직일 수 있다니 신기하네요."
5G(5세대 이동통신) 등 네트워크 기술의 진화 덕분에 중국 상하이에서 880㎞나 떨어진 한국 인천의 굴착기를 조종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9일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센터에서 진행 중인 아시아 최대 규모 건설기계 전시회인 '바우마 차이나'에서 세계 최초로 국가 간 건설기계 원격제어 기술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전시관에는 마치 시뮬레이션 게임기같이 생긴 '원격제어 스테이션'이 설치됐다.
굴착기 운전석만 따로 떼어놓은 것 같은 '원격제어 스테이션'의 조종 레버를 움직일 때마다 인천 동구에 마련된 시험 작업장에 있는 28t급 대형 무인 굴착기가 육중한 팔을 움직이며 흙 퍼내기, 흙 붓기, 땅 고르기 같은 작업을 척척 수행하는 모습이 전면 스크린에 비쳤다.
육중한 굴착기가 움직일 때마다 인천 공사현장의 굉음 역시 원격제어 스테이션에 생생하게 전달됐다.
원격 조종을 체험한 엔지니어 장레이(姜雷)씨는 "멀리 있는 굴착기의 움직임이 상당히 민첩해서 인상적이었다"며 "실제 작업 현장에 투입해도 될 정도로 기술이 발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초장거리 국가 간 중장비 원격제어 기술은 실시간에 가까운 초저지연 데이터 전송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
상하이의 '원격제어 스테이션'에 있는 작업자가 내린 동작 신호는 먼저 중국의 유선 인터넷망과 해저 광케이블을 타고 한국의 현장까지 전해진다. 이어 다시 작업 현장에 설치된 5G망을 통해 무인 굴착기에 달린 수신 단말기에 신호가 최종적으로 전달된다.
말단의 무선 구간 통신에 5G 기술이 활용됨으로써 작업 명령 전달 신호가 무인 굴착기까지 전해지는 시간은 0.08초에 불과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중장비 원격제어 기술은 사람이 직접 운전대를 잡기 어려운 위험 지역에서 활용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윤기중 두산인프라코어 책임연구원은 "지뢰제거 등 위험 지역에서 우선 상용화가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 자율주행 기술이 이미 빠른 속도로 발전 중인 가운데 중장비 분야에서도 장기적으로는 자율 작업과 무인화가 화두가 될 전망이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원격제어 기술 이후에는 스마트 건설 기술 개발로 범위를 넓혀 드론을 활용한 3차원(3D) 측량, 작업량 산출 및 시공계획 수립 자동화, 건설기계 간 협동 등 건설 현장의 자율 작업과 무인화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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