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이어 연세대서 특강…"한국당과의 통합, 보수재건 기준·목표 아냐"
"정체성 갈등 바른미래당서 개혁보수 이뤄질지 불안"
"문대통령, 경제 어려울 땐 해외출장 덜 가고 현장 목소리 들어야"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는 29일 "보수가 국민에게 완전히 외면받는 상황에서 제가 자유한국당에 가고 안가고는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유 전 대표는 이날 연세대에서 한 '경제성장의 리더십' 강연에서 한국당과의 통합과 관련한 질문에 "보수가 국민의 신뢰를 찾는 것부터 해야 하고, 신뢰를 찾으려면 보수의 생각과 대표인물이 바뀌어야 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저는 2002년 2월 당시 한나라당에서 정치를 시작한 보수정치인"이라고 소개하고 "대한민국 보수 정당이 경제와 안보에 점점 무능해지고, 국민이 관심 있는 가치에 대해 이렇게 무감각해서는 정권을 못 잡을 뿐만 아니라 희망이 없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뽑은 유권자 중 상당수가 보수에 실망해 등을 돌리고 더불어민주당이나 정의당에 가거나 무당파가 됐다"며 "저는 보수 재건 방향을 고민하고 있고, 한국당과의 통합은 중요한 기준이나 목표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유 전 대표는 자신이 속한 바른미래당에 대해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쳐진 새로운 정치세력이 어떤 정치를 추구하느냐를 두고 정체성 갈등을 겪고 있다"며 "그러한 정체성의 갈등으로 우리 당의 장래를 밝게 보지 못하는 국민의 시각을 인정한다"고 했다.
그는 "저는 지금 당대표가 아니지만 (함께 창당한) 안철수 전 대표와 더불어 분명히 (현 상황에) 책임이 있다"며 "어떤 방향성을 갖고, 어디로 끌고 갈지 당 안에서 더 많은 토론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수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개혁보수의 길을 정말 가고 싶다"며 "그러나 바른미래당 안에서 얼마나 이뤄질지는 저도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유 전 대표는 전날 이화여대 강연에 이어 이날도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2년 전 서울대 강의에서 희망적 성장을 회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혁신성장을 제가 처음 제안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이것을 그대로 받아주고, 또 실제로 대통령이 된 후 한다고 해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 정부는 혁신성장은 꼭 하겠다고 입으로만 말하지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며 "제가 문 대통령을 만나 '소득주도성장은 하지 마시고, 복지는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하고, 성장은 혁신성장에 올인하라'고 여러 번 조언했는데 (대통령이) 고집이 센지 안 통한다"고 꼬집었다.
또, 문 대통령이 현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등을 위해 해외 순방 중임을 언급하며 "경제가 어려울 땐 대통령이 해외출장도 덜 가고, 현장에서 어려운 사람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야 한다"며 "(문 대통령이) 경제를 위해 마음을 비우고 백지상태에서 정책을 다시 세울 수 있는 진정한 용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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