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 해결 후 의미있는 회담 고대"…미·러 정상 양자회담 또 불발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내달 1일 예정됐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미·러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함정 나포 사건이 그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핀란드 헬싱키에서의 미·러 정상회담 이후 4개월 만에 열릴 예정이었던 미·러 정상 간 양자 회담은 불발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30일∼내달 1일 개최되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기간에 맞춰 양자 회담을 하기로 돼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선박들과 선원들이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로 돌아오지 못한 사실에 근거하여 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아르헨티나에서 열릴 것으로 잡혔던 회담을 취소하는 것이 관련된 모든 당사국을 위해 최선일 것이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상황이 해결되는 대로 다시 의미 있는 정상회담을 갖기를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지난 27일 G20 정상회의 관련 기자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양자 회담 일정을 설명하면서 "두 정상은 무기 통제를 포함한 이슈들에 대해 폭넓게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로부터 몇 시간 이후 보도된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어쩌면 나는 그 만남을 갖지 않을지도 모른다"며 "나는 그런 공격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미·러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을 내비쳤다.
지난 25일 러시아 해안경비대가 흑해와 아조프해를 잇는 케르치 해협을 통과하려던 우크라이나 해군 함정 2척과 예인선 1척을 무력으로 나포한 사건을 계기로 미국 조야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대응 등 관련 조치가 필요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미·러 정상은 당초 지난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행사 기간 양자 회담을 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무산돼 두 사람은 행사에서 '조우'하기만 했다. 이에 따라 G20 기간으로 연기된 미·러 정상회담이 또다시 불발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미·러 정상회담 취소 입장 발표는 러시아 측이 예정대로 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이라고 발표한 지 몇 시간 만에 나온 것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아르헨티나 미·러 정상회담 계획에 대해 소개하며 "두 정상이 양자 관계, 전략적 안정성 및 군비 축소, 지역 분쟁 등의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면서 "미국 측이 회담 개최를 확인했다"며 미·러 정상회담 개최를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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