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법 "홀로 아이 키우다 극심한 스트레스 상태서 우발적 범행"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생후 8개월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엄마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오영준 부장판사)는 30일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38·여)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올해 1월 1일 오전 11시 30분께 인천시 남동구 한 아파트에서 생후 8개월 된 아들 B군의 얼굴 등을 수차례 때리고 머리를 콘크리트 벽에 2차례 강하게 부딪히게 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아들이 '배밀이'를 하다가 바닥으로 떨어져 운다며 주먹으로 온몸을 때렸고, 아들이 숨진 뒤에는 집에 자주 오던 사회복지사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아들 또래의 아기를 입양하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숨진 아들의 시신을 안방 침대에 이틀간 방치했다가 여행용 가방에 담아 12일간 아파트 베란다에 숨긴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우울 장애를 앓아 심신 미약 상태였다는 A씨 주장에 대해 "피고인이 사물 변별 능력이 미약해 정신이 없었던 상태로 보기 어렵다"며 1심과 마찬가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양형에 대해서도 "무고한 피해자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생명을 잃은 점에 비춰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면서도 "피고인이 불우한 유년 시절을 겪었고, 주변의 도움 없이 홀로 아이를 키우다가 극심한 스트레스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한 점을 고려했다"며 원심의 형량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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