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장 옆 약식회담' 의미…美 발표에 '韓 홀대' 지적 제기
靑 "통역만 대동한 정상회담을 美가 제안한 것"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이상헌 박경준 기자 = 아르헨티나에서 30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기간에 한미가 개최하기로 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의 형식을 두고 엇갈린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상반된 해석이 제기되는 가장 큰 원인은 미국이 한미정상회담의 형식을 '풀 어사이드(pull aside)'로 발표한 것이다.
'풀 어사이드' 회담은 대개 격식에 구애받지 않은 채 회담장을 빠져나와 회담장 옆에서 하는 약식회담을 가리킨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G20 정상회의 기간에 한미 정상이 '풀 어사이드' 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AP 통신도 "샌더스 대변인이 이날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 및 한국 지도자와 격식을 차리지 않고(informal) 회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미국이 회담의 격을 낮춰 한국을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비롯해 북핵 문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그만큼 줄어든 것을 의미한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청와대는 그러나 이러한 지적은 타당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9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역만 대동한 한미정상회담을 미국 측이 제안했고 우리도 검토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풀 어사이드' 회담은 다자 정상회의가 열릴 때 흔히 열리는 회담 형식인 만큼 회담의 격이 낮아졌다는 분석은 사실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청와대의 말대로 통역만 배석하는 정상회담이라면 사실상 양 정상 간 1대1 회담이 성사되는 것이어서 짧은 시간에도 내실 있는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제1차 북미정상회담의 성사 여부가 안갯속이던 지난 5월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참모들이 배석하는 확대정상회담 전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정상회담을 하며 깊이 있는 얘기를 나눴다.
이때도 두 정상의 회담에는 통역을 제외한 배석자는 없었다.
honeybee@yna.co.kr,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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