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수술 창시자 프랑스 자크 마레스코 교수, 서울대의대 초청강연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비행기 운항을 위해 관제탑이 모든 정보를 컨트롤하듯 의사는 컴퓨터의 도움으로 환자의 다양한 정보를 보고 만질 수 있게 됐다."
프랑스 소화기암연구소(IRCAD) 자크 마레스코(Jacque Marescaux) 교수는 30일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마레스코 교수는 서울대의대가 주최하는 '제3회 이형모 교수 기념강좌' 참석차 한국을 찾았다.
마레스코 교수는 2001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원격으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환자에게 담낭절제술을 시행한 '원격 수술' 창시자다.
그는 원격 수술뿐 아니라 외과 수술에 로봇,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접목하기 위한 연구에 매진해왔다.
마레스코 교수는 외과 수술에 있어 컴퓨터 기술의 도움을 '마법'이라고 칭했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외과 수술로 '증강현실'을 도입한 기술을 소개했다.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을 통해 얻은 환자의 정보를 의사가 눈으로 보는 현실 장면에 함께 구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간의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한다면 수술 부위를 비추는 화면에 혈관의 위치, 안쪽 장기의 형태 등을 3D 형태로 겹치게 보여주는 식이다.
마레스코 교수는 "프랑스에서는 이미 폐 절제 수술에 이런 3D 이미지를 구현하는 기술이 도입됐다"며 "표적 절제에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아 보험 적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증강 이미지를 이용하면 수술 전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가장 적합한 수술법을 찾을 수 있어 수술시간을 혁신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며 "환자의 질환을 진단하고 이에 대한 치료 계획을 세울 때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마레스코 교수는 또 이런 의학기술의 진보가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을 제공할 수 있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콩팥에 이상이 생기면 전체를 드러내야 했지만, 현재는 콩팥의 구획을 보여주는 의료 기술의 도움으로 부분 절제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봇은 의사의 손이 더 정밀하고 세심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줬다"며 "인공지능 역시 주목받는 분야로 수많은 양의 정보를 분석하고 판단해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치료법을 제공해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ae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