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5개월 이재명, 운명의 12월과 마주하다

입력 2018-12-01 10:00  

취임 5개월 이재명, 운명의 12월과 마주하다
공소시효 13일…이르면 다음주 기소여부 판가름
불리한 구도속 지지자들 결집…막판 반격카드 있을까

(수원=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1일로 취임 5개월을 맞는 이재명 지사가 정치 명운이 걸린 12월을 보내게 됐다.
취임 1년 차를 마무리하며 내년도 도정을 구상해야 할 중요한 시기지만 이 지사는 13일까지 2주일간 정치 인생의 최대 고비에 직면하게 됐다.


수원지검 공안부와 성남지청이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이 지사의 공직선거법 사건에 대해 공소시효 만료일인 13일까지 기소 여부를 최종 결론짓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3∼13일에는 도의 내년도 살림살이 규모와 내용을 판가름할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심의가 진행된다.
도의회와 예산 줄다리기에 전력해야 하는 시점이다. 특히 도의회 상임위원회가 이 지사의 핵심 공약인 '생애최초 청년국민연금' 사업예산 147억원을 모두 삭감하는 등 주요 정책사업에 빨간 등이 켜지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가 주목되고 있다.
"도정 성과로 저열한 정치공세에 답을 해드리겠다"고 한 이 지사의 정면돌파 의지가 무색할 정도로 주변 상황이 좋지 않아 보인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지난달 1일 경찰이 송치한 '친형 강제입원' 등 이 지사에 대한 6개 의혹사건에 대해 막바지 수사를 벌이고 있다.
기소의견으로 넘겨진 친형 강제입원, 대장동 개발 업적 과장, 검사 사칭 등 3개 사건은 모두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가 적용돼 오는 13일까지 기소 여부를 확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검찰의 기소여부 판단은 이르면 다음주 후반부에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해서는 이 지사에게 불리한 내용이 잇따라 알려지고 있다.
2012년 사건 당시 분당보건소장을 맡았던 구모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 지사 친형의 강제입원이 적법하지 않다고 반발하자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지사가 '입원이 안 되는 이유를 1천가지 대라'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친형의 정신상태와 관련한 직원들의 진술서를 이 지사의 성남시장 시절 비서실장이 취합했고 일부 직원들은 강제입원과 관련되었는지 몰랐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 지사 측은 여전히 강제 진단을 위한 입원 시도만 했을 뿐 실제 친형을 강제입원시킨 것은 형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보건소장이 입원을 시도한 건 입원절차와 요건이 다 갖추어진 8월이고, 내가 브라질 출장을 간 건 6월인데 시장이 브라질에서 독촉해 보건소장이 입원 시도했다고 보도한다"며 "언론의 악의적 왜곡 보도가 가족의 아픔을 더하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경찰조사의 연장선에서 일관된 참고인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기소의견 자체가 뒤집히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부선씨와 관련된 '스캔들' 사건의 경우 경찰이 김씨의 진술 거부로 불기소 의견을 달아 송치, 검찰에서 사실상 재조사한 만큼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도 주목된다.
파괴력이 훨씬 큰 이른바 '정의를 위하여'(세칭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사건과 관련한 수원지검 공안부의 조사도 기다리고 있다.
해당 사건의 경우 경찰이 이 지사의 아내 김혜경씨를 문제의 트위터 계정주로 지목해 기소의견으로 지난 19일 검찰에 송치한 이후 트위터 계정의 g메일 아이디와 동일한 다음 ID의 탈퇴ㆍ최종 접속지가 자택이라는 이 지사한테는 불리한 증거가 속속 알려진 상황이다.
이 지사는 혜경궁 김씨가 아내 김씨가 아니라는 증거를 제보해달라며 네티즌들에게 요청하고 있지만, 경찰 조사내용을 확실하게 뒤집을 반전 카드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7일 해당 사건과 관련해 자택과 도지사 집무실이 압수수색당한데 대해 이 지사는 "실체가 빨리 드러나 제 아내가 자유롭게 되기를 바란다"며 감성에 호소하는 발언도 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검찰 출석 전에 올린 페이스북 글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씨의 '특혜채용 의혹'을 거론했다가 논란이 일자 이후 관련 내용의 언급을 삼가기도 했다.


이 지사는 지난달 28일 "지금 광풍에 어둠 깊으나 곧 동트는 희망새벽이 올 것"이라고 페이스북에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친형 강제입원 혐의를 재차 부인하고 "어찌 좌절조차 제 맘대로 하겠습니까? 백절불굴의 의지로 뚜벅뚜벅 나아가겠습니다"라고도 했다.
공소시효 만료일인 13일까지 검찰 수사에 당당히 맞서겠다는 의지로 읽히는데 여러 불리한 구도속에 이 지사 측이 막판에 어떤 반격카드를 내밀지 주목된다.
지난 27일 검찰이 이 지사 자택과 집무실 압수수색에서 목표한 휴대전화를 찾지 못하며 혜경궁 김씨 사건의 경우 이 지사에게 일부 유리한 방향으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 상태다.
이 지사 지지자들이 1일 당국의 '공정수사'를 촉구하는 집회를 여는 등 지지자들도 검찰의 기소여부 판단을 앞두고 빠르게 결속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지사 측은 "설령 기소되더라도 민주당을 탈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해 법정 다툼 등 장기전에 대비하는 포석을 깔며 정치적 활로도 모색하는 양상이다.
c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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