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 "중국 개혁개방 과정에서 당신의 공헌 기억"
베이징 연락사무소장으로 미·중 수교 '다리' 역할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조지 허버트 워커(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별세하자 중국에서는 '중국 인민의 라오펑유(老朋·오랜 친구)'로 칭송하면서 추모했다.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아버지 부시, 의심 바 없는 '중국의 오랜 친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부시 전 대통령과 중국의 인연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49세이던 1974년 미국 국무부 중국 연락사무소장으로 임명돼 1년간 베이징에서 일했다.
미국과 중국이 수교를 맺기 전 상황에서 사실상 대사직을 수행한 것이다.
환구시보는 부시 전 대통령이 베이징 연락사무소장으로서 양국 관계 개선에 열정적으로 힘을 쏟았다고 평가했다.
당시 부시 전 대통령이 중국의 원로 지도자인 완리(萬里) 전 전인대 위원장과 테니스를 치면서 친분을 쌓은 일화도 중국에서는 널리 알려졌다.
부시 전 대통령은 부인 바버라 여사와 중국어를 열심히 공부하는가 하면 시간이 나면 자전거를 타고 베이징의 골목을 누벼 '자전거를 탄 대사'라는 친근한 별명을 얻기도 했다고 환구시보는 소개했다.
그는 베이징 근무 당시 최고 지도자인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주석,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 당시 부총리 등 중국의 최고위급 지도자들과 수차례 만나면서 1979년 미중 수교로 이어지는 길목에서 중요한 외교적 역할을 수행했다.
환구시보는 또 그가 1989년 1월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 다음 달인 2월 중국을 방문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그가 취임 후 가장 빨리 중국을 찾은 역대 미국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중국중앙(CC)TV, 신화통신 등 중국의 주요 매체도 부시 전 대통령의 별세 소식을 앞다퉈 긴급 뉴스로 전했다.
중국 누리꾼들도 일제히 인터넷 공간에서 부시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서생(書生)'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누리꾼은 "아버지 부시, 잘 가세요. 중국 개혁개방 과정에서 당신의 공헌은 중국 인민들이 기억하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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