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칠레도 개최 의사 표명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이 내년에 열리는 제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 개최를 포기하자 과테말라가 행사를 대신 개최하겠다고 나섰다.
1일(현지시간) 국영 뉴스통신 아젠시아 브라질에 따르면 과테말라는 내년 11월 15∼16일로 예정된 당사국총회 개최 의사를 유엔 측에 전달했다.
알폰소 알론소 과테말라 환경·천연자원부 장관은 "과테말라는 기후와 관련된 세계의 미래를 협의하는 유엔 기후변화 회의를 개최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개최와 관련해 과테말라는 온두라스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과테말라 외에 코스타리카와 칠레도 행사 개최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브라질 외교부는 지난달 27일 유엔에 보낸 서한을 통해 재정 문제와 정권 교체 일정 등을 이유로 들어 당사국총회 개최가 어렵다고 밝혔다.
브라질이 개최를 포기한 것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반발이 거세지자 발언을 취소하기도 했다.
2015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1차 당사국총회(COP-21)에서 타결된 파리협정은 교토 의정서가 만료되는 2020년 이후의 새 기후변화 체제 수립을 위한 합의다. 협정은 이산화탄소 감축과 관련해 각국이 자율적으로 목표가 정할 수 있도록 하되 5년마다 상향된 목표를 제출하도록 했다.
당사국총회는 지난 2016년 온실가스 배출량의 단계적 감축 내용을 담은 파리 기후변화협정이 발효된 이후 협정 내용 이행에 필요한 세부 규칙 도출을 위해 개최된다.
한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브라질의 당사국총회 개최 포기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파리협정에 대한 보우소나루 당선인의 입장을 유럽연합(EU)-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연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이 파리협정을 존중해야 FTA 체결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러자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브라질 농축산업에 피해를 줄 수 있는 환경협정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며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을 반박했다.
그는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서도 "세계 어떤 나라와도 대화할 것이지만, 다른 나라의 이익에 굴복하지 않고 브라질과 브라질 국민의 이익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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