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 위협' 대학 총여 '백래시'에 공동 대응…"미투 반동 심각"

입력 2018-12-02 09:07   수정 2018-12-02 14:08

'존폐 위협' 대학 총여 '백래시'에 공동 대응…"미투 반동 심각"
동국·연세·성균관대 여학생회 8∼9일 포럼·집회…총여 수호 결의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각 대학의 총여학생회(총여)가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는 현 상황을 '백래시'(backlash·반발, 반동)로 규정하고 공동 대응에 나섰다.
2일 대학가에 따르면 동국대 31대 총여 '무빙'과 연세대 29대 총여 '모음', 성균관대 여성단체 '성평등 어디로 가나'는 오는 8∼9일 연세대 신촌캠퍼스와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 앞에서 '그 민주주의는 틀렸다'는 이름으로 '총여 백래시 연말정산' 포럼과 집회를 차례로 연다.
이들은 페미니스트로서 겪은 올해의 경험을 공유하고, 향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백래시에 대응할 동력을 마련하고자 포럼과 집회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올해 '미투'(me too)로 시작해 여성주의 운동이 다시 한 번 본격화했지만, 동시에 그에 대한 반동으로 백래시 역시 심화했고 대학가에서는 이를 총여의 폐지라는 형태로 경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 학교 모두 압도적인 표차로 폐지 총투표가 가결됐고, 이후 '민주주의의 승리'라는 이름 아래 더욱 극심한 백래시가 대학 내 페미니스트들의 존재를 위협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8일 포럼에서 학교별로 관련 발제를 하고 내년 활동 계획을 모색한다.
9일 집회에서는 '우리가 여기서 쓰러질 것 같냐', '여성혐오 부수고 백래시 박살내자', '혐오가 판치는 학교가 학교냐, 차별이 판치는 학교가 학교냐', '총여 폐지 총투표는 민주주의 퇴보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총여 수호 의지를 다지기로 했다.
아울러 대학생 전용 익명 소셜 미디어인 '에브리타임'에 나온 혐오발언을 두루마리에 적어 낭독하고, 이를 칼과 가위로 자르는 퍼포먼스를 할 예정이다.



한편 숙명여대 여성학 동아리 'SFA'는 최근 '탈(脫)코르셋 운동'을 벌여 페미니스트들에게 연대와 지지의 뜻을 보냈다.
이들은 최근 교내에 아이라이너, 립스틱 등 화장품으로 쓴 '탈코르셋 대자보'를 붙였고, 학교를 방문한 서울의 한 남자 중학교 학생들이 이 대자보에 비속어 등을 남기면서 화제가 됐다.
SFA는 연합뉴스와 한 서면 인터뷰에서 "탈코르셋은 가부장제 해체의 본질을 꿰뚫는 가장 중요한 주제 중 하나라고 생각해 대자보를 기획했다"며 "탈코르셋과 관련된 여성혐오 사건들을 겪고 지쳐 있을 페미니스트들에게 연대 의사를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학내 다른 여성단체들과 함께 총여 폐지를 안건으로 한 동국대 학생총투표를 앞두고 총여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동국대 총여 지지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SFA는 백래시를 매일 같이 경험한다면서 "백래시는 사회의 억압을 깨고 나온 용기 있는 여성들을 또 다른 피해자의 틀에 가두려는 것"이라며 "여성의 해방을 남성 가부장제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대응은 여성 간 연대"라며 "성녀와 창녀로 이분화해 여성의 적이 여성이 될 것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여성들이 끈질기게 뭉치고 연대한다면 언젠가 체제는 전복되고 세상은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s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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