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비자금' 수사방해 美법무부 前직원, 법정서 유죄 인정

입력 2018-12-02 11:48  

'말레이 비자금' 수사방해 美법무부 前직원, 법정서 유죄 인정
말레이 측에 뒷돈 받고 '수사외압 로비' 자금 전달 도와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 전임 총리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국제 공조 수사를 방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미국 법무부 전직 당국자가 법정에서 유죄를 인정했다.
2일 말레이시아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과 외신은 지난달 30일 미국 워싱턴 연방법원에 출석한 전직 법무부 직원 조지 히긴보덤이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법무부 사법제도 담당관실(OJP)에서 의회 관련 업무를 맡았던 히긴보덤은 이른바 '1MDB 스캔들'에 대한 미국 정부의 수사를 중단시키려는 로비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1MDB 스캔들은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국영투자기업 1MDB를 통해 수조 원대의 공적자금을 미국 등으로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히긴보덤이 미국 내 유력인사를 통해 수사당국에 외압을 가하려는 1MDB 핵심 관계자를 위해 로비 자금 전달용 은행 계좌 등을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히긴보덤은 해당 인사가 1MDB 관계자와 직접 연루되길 꺼렸기에 2017년 은행 계좌를 새로 개설하고 서류상 회사 명의의 허위 대출서류 등을 작성해줬다고 시인했다.
재판부와 검찰은 로비 자금을 받은 유력인사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히긴보덤은 이 과정에서 7만 달러(약 7천8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고 미국 법무부는 밝혔다.
그는 최장 16개월 징역에 처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2015년 말 1MDB의 천문학적 부채가 드러나자 스위스, 싱가포르 등과 국제 공조 수사를 벌여왔다.
미 법무부는 이와 관련해 2016년부터 1MDB 횡령자금으로 조성된 17억 달러(약 1조9천억원) 규모의 미국 내 자산에 대한 압류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비자금 조성 및 관리를 맡은 금융업자로 택 조(37·일명 조 로우)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전 임직원 2명을 해외부패방지법 위반과 자금세탁 등 혐의로 기소했다.
한편, 올해 5월 총선에서 참패해 권좌에서 밀려난 나집 전 총리는 배임과 반부패법 위반, 자금세탁 등 38건의 혐의로 기소돼 내년 2월부터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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