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동국대학교 전 학생회장이 총장 직선제 도입과 한태식(보광스님)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고공농성 중인 가운데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가 3일 한 총장에게 거취를 밝힐 것과 총장 직선제 도입을 요구했다.
비대위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보광스님은 논문 표절 혐의, 교수협의회장 해임·부총학생회장 무기정학 등 보복성 징계, 교비 횡령 혐의 등 숱한 파문으로 동국대와 불교계의 명예를 추락시켰다"고 주장하며 "이런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보광스님은 자신의 거취를 조속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총장 직선제에 대해서는 "동국대 갈등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특정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교내 거버넌스(governance·통치방식)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데 있다"며 "재단은 총장 선출의 권한을 지니지만, 민주적 대학 거버넌스를 만들어 대학 발전을 위해 모든 구성원이 힘을 모을 수 있도록 해야 할 책무도 있다"고 강조했다.
2015년 6월 취임한 한 총장의 임기는 내년 2월 28일까지다. 차기 총장 선거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앞서 올해 4월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4단독 김미경 판사는 2016년 동국대 학생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서 변호사 비용을 교비에서 지출한 혐의(사립학교법 위반 등)로 기소된 한 총장에 대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한 총장은 그러나 10월 항소심에서는 관련 혐의에 관해 무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동국대에서는 안드레 전 총학생회장이 지난달 13일부터 한 총장의 연임 반대와 총장 직선제 도입을 촉구하며 교내 만해광장에 있는 11m 높이 조명탑에 올라 무기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등 10개 단체는 7일 고공농성 장소에서 안 전 총학생회장 지지 기자회견을 연다.
동국대 학생 모임인 '미래를 여는 동국 공동추진위원회'는 학생들이 손으로 쓴 대자보를 곳곳에 붙이는 등 한 총장 사퇴와 총장 직선제 도입을 위한 여론 결집에 나서고 있다.
예진 공동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안 전 회장이 한 사람만 누울 수 있는 좁은 공간에서 고공농성을 하면서 추위와 싸우고 있다"며 "최근 소화 불량을 겪으면서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총학생회 운영위원회에서는 총장 직선제 도입을 위한 학생 서명을 받고 있다"며 "매일 점심에 피케팅도 하고 계단 선전물이나 포스터를 부착하면서 학생 여론을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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