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미약 인정 못 해"…검찰 약국 살인범 1심판결 불복해 항소

"심신미약 인정 못 해"…검찰 약국 살인범 1심판결 불복해 항소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북 포항 한 약국에서 종사자 2명을 죽거나 다치게 한 40대가 1심에서 심신미약을 인정받자 검찰이 항소했다.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은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정모(46)씨가 1심에서 징역 30년과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선고받은 데 불복해 최근 항소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은 "정씨와 변호인은 재판 과정에서 병원 정신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심신미약이라며 감형을 주장했다"며 "법원도 정씨가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한 사실을 인정하며 징역 30년을 선고했지만 범행 당시 정씨는 심신미약 상태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항소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범행 도구 준비, 범행계획 수립, 동선 결정, 범행 상대 선택 등 전 과정을 자신 의사대로 결정해 심신미약 상태로 볼 수 없다"며 "흉악범에 대해 심신미약을 인정해 선처하는 것은 일반 시민 법감정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씨는 지난 6월 9일 오후 포항 한 약국에 갑자기 침입해 안에 있던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약국 종사자들이 나에게 욕설을 한다는 생각이 들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조현병으로 치료를 받은 적 있다.
1심 재판부인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제1형사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범행 2주 전부터 흉기를 구해 보관했고 범행 당일에는 손님이 없는 때를 기다리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 내용과 방법도 매우 잔혹하고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등 생명경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조현병으로 사물 변별 능력이나 의사 결정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범행을 한 점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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