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임명' 라자팍사 총리, 의회 불신임에도 퇴진 거부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스리랑카 법원이 지난 10월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마힌다 라자팍사 총리에 대해 당장은 총리 권한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스리랑카는 지난 10월 26일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이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를 전격 해임하고 라자팍사 전 대통령을 새 총리로 앉힌 뒤 극심한 정국 혼란을 겪고 있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스리랑카 항소법원은 이날 의원 122명이 제기한 청원과 관련해 적법성을 갖출 때까지 라자팍사의 총리 권한을 유보하며 그가 임명한 내각도 활동할 수 없다는 내용의 임시 명령을 내렸다.
법원은 "임명을 둘러싸고 정치적 위기가 발생한 가운데 라자팍사가 여전히 정부의 수장으로 남아있게 되면 회복할 수 없는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12일 이와 관련한 다음 심리를 열겠다고 밝혔다.
앞서 시리세나 대통령이 라자팍사를 새 총리로 임명하자 위크레메싱게는 2015년 개헌으로 대통령의 총리 해임권이 없어졌다면서 해임에 불복하고 나섰다. 자신이 여전히 헌법상 총리라는 것이다.
이에 라자팍사 측도 물러나지 않겠다며 팽팽히 맞섰다.
특히 시리세나 대통령은 라자팍사 측이 의회 과반의 지지를 얻지 못할 상황이 되자 지난달 초 의회를 해산하고 내년 1월 5일 조기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대법원이 의회 해산에 제동을 걸었고 위크레메싱게 파가 다수인 스리랑카 의회는 지난달 14일에 이어 16일 라자팍사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잇달아 가결했다. 라자팍사가 국비를 집행할 수 없도록 막는 안도 결의했다.
그러나 라자팍사와 시리세나 대통령 측 의원들은 불신임 결의가 구두표결로 이뤄졌다며 결과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등원을 거부하고 있다.
라자팍사도 총리 자리에서 물러나기를 거부한 채 자신의 내각과 함께 정부 업무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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