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의미 퇴색…희움역사관 운영 차질" 반발
(대구=연합뉴스) 홍창진 기자 = 대구시의회가 4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지원 조례안을 통과시켰으나 시민단체들은 경비보조 등 핵심내용이 빠져 의미가 퇴색했다고 반발했다.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는 이날 오전 상임위 안건심사에서 강민구 시의원(수성구1)이 대표 발의한 '대구시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안'을 심의해 일부 조항을 삭제하고 통과시켰다.
조례안은 대구시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관한 조형물, 동상 등 기념물을 설치하고 피해자에 관한 역사적 자료를 수집·보존·조사·연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대구시가 생존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매달 지원하는 생활비 50만원을 100만원으로 올리고 위안부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한 국제교류 및 공동조사 등 국내외활동을 하도록 하는 근거를 마련했다.
그러나 시의회 문화복지위는 심사과정에서 조례안 7조 2항 '대구시장은 개인·법인이나 단체가 위안부피해자 관련 사업을 수행할 경우 사업경비 일부를 보조할 수 있다'는 항목을 삭제했다.
조례안에 이 항목을 포함하지 않아도 상위법에 근거해 지원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에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은 "상임위를 통과한 조례안은 앞으로 시민단체 등이 위안부피해자 지원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서울, 경남 등의 조례안에는 경비보조를 포함했는데 유독 대구에서만 이런 결과가 나온 점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민모임은 "이번 시의회 결정에 피해자 할머니들이 무척 안타까워하실 것 같다"며 "오는 19일 시의회 정례회 본회의 때 피해자 할머니들의 방청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조례안에 경비보조가 포함되면 2015년 12월 대구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으로 개관한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운영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역사관은 경기 광주, 부산, 서울에 이어 국내 네 번째 위안부 관련 역사관이다.
현재 국내에 거주하는 위안부 피해자는 대구 3명, 경북 1명을 포함해 총 2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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