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지 가까운 곳에 설치, 10만-16만 가구에 전력 공급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 가와사키(川崎)중공업이 10만㎾ 이상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대형 '발전선(發電船)'을 개발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4일 보도했다.
소규모 발전선은 그동안에도 있었으나 10만㎾ 이상의 대형 상용 발전선 실용화는 처음이다. 회사 측은 인프라가 부족한 신흥국 전력회사와 재해발생시 비상용 전원 수요를 기대하고 있다.
가와사키가 개발한 발전선은 길이 100여m의 부유 구조물(台船)에 발전기와 LNG 탱크, 송전설비 등을 같이 설치한다. 조선소에서 건조해 그대로 소비지 가까운 해상으로 끌고가 설치한다. 멀리 떨어져 있는 발전소에서 끌어오지 않고도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발전효율이 높은 가스엔진과 가스터빈을 원동력으로 3만-16만㎾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최대 10만-16만 가구의 전력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양이다. 가스발전은 연료인 LNG의 안정적인 공급이 중요하다. 가와사키는 LNG선 건조경험을 활용해 소형 연료공급선도 같이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석탄이나 중유를 사용하는 종전의 화력발전소 보다 발전효율을 10% 이상 높였다. 육지에 건설하는 발전소와는 달리 토목공사가 거의 필요없기 때문에 공사기간이 4년 정도로 짧아 전력회사 측도 투자자금을 빨리 회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섬이 많은 동남아 등지의 신흥국 판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들 국가는 그동안 경제발전에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석탄화력 등 수백만㎾급 대형 발전소를 육지에 건설하고 대규모 송전망으로 전기를 공급하는데 주력해 왔다. 그러나 2016년 파리협정이 채택된 이후 석탄화력 등 이산화탄소(CO₂)와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발전소 건설은 축소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대신 가스터빈과 가스엔진을 소비지 가까운 곳에 배치해 송배전 손실을 억제하고 수급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분산형 전원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바다나 강이 있으면 설치할 수 있는 발전선은 이런 수요에 적합하다. 일본 국내에서는 재해발생시 전력을 공급할 긴급 전원으로 전력회사와 자치단체 등에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GE는 2015년 석탄화력발전에 강한 프랑스 알스톰사의 에너지사업을 인수했으나 올해 3·4분기 브랜드 가치를 감손처리해 26조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독일 지멘스와 미쓰비시히타치(三菱日立) 파워시스템도 화력발전 사업의 수익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전기 메이커들은 해상 풍력발전이나 바이오매스 등 재생에너지 관련 기기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분산형 전원 분야는 기존 화력발전 기술을 활용하면서 수익구조전환을 이룩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선택지의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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