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된 포옹' 사내관행 철폐해야"…업체 "기업문화 일부" 해명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영국의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테드베이커의 전·현 임직원과 고객들이 "강요된 포옹"(forced hugging)이라는 사내 관행 철폐를 요구하는 공개 청원에 나섰다고 CNN 방송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테드베이커의 직원과 고객 등 2천여명은 이 업체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레이 켈빈이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비롯한 성추행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회사 이사회에 보내는 공개서한 형식의 이번 청원은 온라인에서 주로 직장 내 문제에 관한 캠페인을 주도하는 '오거나이즈'(Organise)를 통해 이뤄졌다.
오거나이즈의 CEO 냇 월리는 청원에 서명한 300명 이상은 테드베이커의 전·현 임직원이라고 밝혔다.
그는 "테드베이커의 이렇게 많은 임직원이 전면에 나서 최고위급의 부적절한 행위를 지적한다는 것은 고무적"이라며 "고용주 한 명을 겨냥한 폭로로는 오거나이즈 사상 최다"라고 설명했다.
청원자들은 "테드베이커에서 성추행의 증거는 많지만, 관리자들에 의해 의도적으로 묵살된다"며 "이제는 침묵을 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켈빈이 직원들을 상대로 수시로 성적인 농담을 하고 목을 쓰다듬거나 자신의 성생활에 관해 이야기하곤 한다고 전했다.
한 임직원은 "CEO가 늘 스태프 개개인과 포옹하기를 바란다. 그것은 매우 불편하고 불필요하며 간단한 악수 정도가 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테드베이커는 영국 통신사 PA에 보낸 성명에서 "레이 CEO는 주주이든, 투자자든, 공급자나 파트너, 고객 또는 동료든 만나는 많은 사람과 포옹을 한다"며 이런 포옹이 "테드베이커 문화의 일부"라고 해명했다.
이날 현재 영국에서 2천500명 이상이 청원에 서명했으며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점심께 테드베이커의 주가는 13% 하락했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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