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보존 노력해야…우크라이나 정교회 독립 반대 부당"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한국을 찾은 바르톨로메오스(78) 정교회 세계총대주교는 4일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항상 기도한다"고 말했다.
바르톨로메오스 총대주교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아현동 한국 정교회 대교구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남북이 분단된 안타까운 현실에서 한반도 통일이 이뤄지고 헤어진 가족이 만나도록 기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940년 터키 임브로스 출생인 바르톨로메오스 총대주교는 세계 3억 정교회 교인의 최고 지도자로, 방한은 이번이 네 번째다.
그는 오는 7일에는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전하고, 오는 8일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고 출국할 예정이다.
바르톨로메오스 총대주교는 "문 대통령과 만남에서 한반도 통일을 위해 많은 애를 쓰시는 데 감사와 격려, 지지의 말씀을 드리고, 임기에 통일이 이뤄지길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이슈인 우크라이나 정교회 독립에 대해서는 "안타깝게도 러시아 교회는 희생을 원치 않고 있지만, 독립 교회를 인정하는 것은 총대주교구만의 권한"이라며 우크라이나 정교회 독립 방침을 재확인했다.
세계 정교회 총대주교구는 우크라이나 정교회가 러시아 정교회로부터 독립하도록 허용했다. 이에 러시아 정교회는 강하게 반발한다.
바르톨로메오스 총대주교는 오는 6일에는 서울 주교좌성당인 성 니콜라스 대성당 건축 50주년 기념 예배를 집전한다. 이날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에 참여하고 노숙자 시설도 방문할 예정이다.
또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홍정 총무 등 종교 지도자들과도 만난다.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펼쳐 '녹색 총대주교'라는 별칭을 지닌 그는 7일 열리는 국제 환경심포지엄에도 참석한다.
다음은 일문일답.
-- 남북한이 화해 분위기로 접어들고 있다. 남북 화해를 위해 역할을 할 계획은.
▲ 한국 정교회뿐만 아니라 세계 정교회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항상 기도한다. 몇 개월 전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난 일이 한국 통일의 미래를 밝게 하는 좋은 소식이라고 생각한다. 두 정상이 다시 만나서 화해와 통일을 위한 한 발 더 나간 만남을 하길 기원한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북한 방문 계획을 기쁘게 생각하고, 성공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
또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이다. 문 대통령과 만남에서 한반도가 다시 하나로 통일될 수 있도록 많은 애를 쓰시는 데 감사와 격려, 지지의 말씀을 드리고, 임기에 통일이 이뤄지길 기도할 것이다.
-- 남북 화해에 대해 불편한 시각을 가진 이도 일부 있다. 이러한 갈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어떤 이유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반대하는지 오히려 의문이다. 한 민족이 분단된 상황에서 다시 하나를 이루는 것에 반대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반은 북한에서 살고 반은 남한에 사는 가족이 다시 함께 살도록 노력하지 않고 방해한다는 게 타당한가. 통일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자신들의 이득 때문일 텐데 정치적, 경제적 이윤이 한 가족의 일치와 사랑보다 위에 놓일 수는 없다. 통일이 빨리 이뤄지길 항상 기도하며, 통일을 반대하는 분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 우크라이나 정교회 독립 문제를 어떻게 보는가.
▲ 우크라이나는 자신들만의 독립된 정교회를 원한다. 이런 모습은 예전 그리스, 알바니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러시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총대주교구는 이들 나라에 독립적인 교회를 인정해줬고, 이제 우크라이나가 독립을 원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러시아 교회는 희생을 원치 않는데, 독립 교회를 인정하는 것은 총대주교구만의 권한이다.
다른 면에서 보면 우크라이나는 5천만명에 달하는 인구가 있고, 모든 우크라이나인이 독립 교회를 요청한다.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등은 우크라이나보다 정교회 교인이 훨씬 적지만 독립 교회를 형성한다. 우크라이나가 독립 교회를 형성하지 못하는 건 부당하다.
-- 환경 파괴가 심각한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 미국 앨 고어 부통령이 '녹색 총대주교'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지금 우리가 환경을 위해 큰 노력을 하지만, 환경 보존을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많이 부족하다. 그래서 우리가 원하는 대로 환경이 원래의 모습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환경 보존을 위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노력한다고 안다. 특히 재활용 문제를 많은 사람이 인식하고 그것을 적용해 살아가는 것으로 안다. 환경에 큰 관심을 가진 모습에 감사드리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다음 세대에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환경을 전달해주는 것은 우리 세대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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