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의 우크라 함정 나포 사건 여파…"러도 우크라인 입국 거부하기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함정 나포 사건 이후 양국 간 갈등이 최악 수준으로 악화한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지난달 26일 계엄령 선포 이후 지금까지 600명 이상의 러시아인 입국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페트로 치기칼 우크라이나 국경청장은 3일(현지시간) 자국 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이 기간 러시아인들의 우크라이나 방문 규모가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치기칼 청장은 러시아 여성들의 우크라이나 입국 금지 사례도 나타나고 있는 데 대해 이들이 러시아에 병합된 크림반도를 방문한 기록 등이 문제 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성도 (러시아 당국에) 포섭돼 위험할 수 있다. 우리가 여성에 대해(여성의 위험성에 대해) 어떤 정보를 갖고 있거나 특정 여성이 어떤 목적으로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는지를 설명하지 못할 경우 입국을 허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아주 적다"고 전했다.
또 최근 며칠 동안 러시아 측도 우크라이나인들을 아무런 설명 없이 돌려보내기도 했으며 40~50명의 단체 남성 방문객들이 입국을 거부당한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치기칼 청장은 앞서 지난달 30일 "국경검문소에서의 통제가 강화됐다"면서 "16~60세 러시아 남성의 입국이 금지됐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인들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입국 금지 조치는 지난달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함정 나포 사건 이후 우크라이나가 취한 첫 번째 보복 조치였다.
앞서 지난달 25일 러시아 해안경비대가 흑해와 아조프해를 잇는 케르치 해협을 통과하려던 우크라이나 해군 함정 2척과 예인선 1척을 무력으로 나포하고 24명의 승조원을 억류한 사건을 계기로 양국 간에는 심각한 긴장이 조성돼 있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함정 나포 사건 이튿날인 지난달 26일 러시아와 접경한 자국 내 10개 지역과 아조프해역 등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러시아와의 군사충돌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조처였다. 계엄령 기간은 11월 26일부터 12월 26일까지 30일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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