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대비 기온 10∼15도 '뚝'…하루 만에 달라진 옷차림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5일 전국 곳곳의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올겨울 들어 첫 한파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시민들은 중무장을 하고 출근길에 나섰다.
평년보다 기온이 상당히 높았던 전날에는 보기 힘들었으나 이날은 바람이 샐 틈 없이 목도리로 목을 겹겹이 감싸거나 장갑을 착용한 시민들이 다수였다. 정장 위에 두꺼운 모직 코트나 패딩을 겹쳐 입은 직장인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오전 8시께 지하철 공덕역을 빠져나온 한 직장인은 "추워"라고 혼잣말을 반복하기도 했다. 미처 장갑을 준비하지 못한 시민들이 손을 주머니에 깊이 찔러 넣은 모습도 눈에 띄었다.
출근길에 지하철을 타기 위해 근처를 지나던 연구원 최 모(30) 씨는 어깨를 움츠린 채 "올겨울 들어 처음으로 패딩을 입었다"며 "평소 출근길에 휴대전화로 뉴스나 웹툰을 보는데, 손이 시려 못 보고 있다. 장갑을 준비하는 걸 깜박했다"고 말했다.
강서구의 한 아파트 앞 횡단보도에서 교통지도 봉사활동을 하는 윤 모(63) 씨는 "오늘은 많이 춥다고 해서 얇은 옷을 더 껴입고 나왔다"며 "잘 대비해서인지 추위를 딱히 느끼지 못하고 일한다"고 웃었다.
서대문구에 사는 직장인 한 모(30) 씨는 "생각보다 춥지 않다고 느껴서 차는 두고 자전거를 타고 나왔다"며 "그런데 막상 자전거를 타니 너무 손이 시려서 다음부터는 귀마개를 들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오전 8시 50분께 지하철 서울대입구역에는 긴 패딩 점퍼를 입은 학생들이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도로만 바라보고 있었다.
지하철역에서 나온 양 모(31) 씨는 "최근에 많이 안 추웠는데 갑자기 추워진 것 같다"며 "12월 되고 추위까지 오니 진짜 겨울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 삼성역 근처로 출근하는 회사원들도 대부분 두꺼운 코트나 패딩 차림이었다. 인근 학교로 등교하는 학생들은 미리 약속이라도 한 듯 롱패딩으로 '복장 통일'한 모습이었다.
특히 환경미화원·택배 배달원 등 종일 바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패딩에 스키 마스크 등으로 중무장했다. 전동 카트를 타고 추위를 가르는 한 야쿠르트 배달원은 목도리에 털모자, 토시, 방한화 등 한겨울 차림이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전날보다 10∼15도 떨어져 서울과 경기, 세종, 대전, 충북 등에 한파주의보가 발효된 상태다.
서울은 최저기온 -4도를 기록했으며 이는 올겨울 들어 가장 낮은 기온이다. 나머지 지역도 대부분 이번 겨울 들어 가장 낮은 온도를 기록했다.
추위는 이날 낮부터 누그러져 평년 기온을 회복했다가 다음 날 밤부터 다시 기온이 내려가 당분간 한파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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