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대기업 미쓰비시(三菱)전기의 자회사인 '도칸'이 전자제품과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고무 부품의 검사를 생략하는 부정을 저지른 사실이 밝혀졌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마이니치신문 등이 5일 보도했다.
도칸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자체 조사를 통해 2008년 이후 생산한 고무 부품 253종에 대해 검사를 자체적으로 생략하거나 약속한 검사 기준보다 완화된 기준으로 검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검사 부정이 확인된 부품은 이 회사가 만든 제품의 20%에 해당한다. 에스컬레이터의 손잡이나 가전제품, 차량 등에서 폭넓게 사용됐다.
도칸은 검사 관련 과거 데이터를 조사해 부정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데이터가 남아있지 않은 2008년 이전에도 검사 부정이 행해졌을 가능성이 있다.
문제가 확인된 부품은 대부분 미쓰비시 그룹 내 회사의 제품에 사용됐다. 다만 이들 부품이 사용된 제품에 문제가 발생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도칸의 모회사인 미쓰비시전기는 지난달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판결에서 패소한 미쓰비시중공업과 함께 미쓰비시그룹 계열 회사다.
일본에서는 제조업체들이 무자격자가 검사를 하거나 데이터를 조작하는 등의 검사 부정 사례가 잇따라 발각돼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고베(神戶)제강소, 미쓰비시(三菱)머티리얼, 도레이 등 제조사들의 제품 검사 데이터 조작 사례가 드러났고, 닛산자동차는 무자격자가 차량 검사를 한 사실이 밝혀졌다.
제조사 'KYB'와 이 회사의 자회사 'KSM' 등이 만든 건물용 면진(免振)·제진(制振) 장치인 '오일 댐퍼'(Damper)의 제조사들이 납품 기한을 맞추기 위해 검사 데이터를 조작했다가 들통났고, 히타치(日立)제작소 그룹 산하 화학 제조사인 히타치카세이(化成)가 반도체에 사용하는 화학 소재의 검사에서 부정을 저지른 사실도 확인됐다.
이로 인해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온 일본 제조업의 신뢰가 추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는 도칸의 부품 검사 부정이 적발에 대해 미쓰비시전기의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큰 타격을 입게 됐다고 설명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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