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예산 연계 비판한 이해찬에 "무지와 오만"
정동영 "역대 야당의 의회 전략…30년간 22번 연계"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은 5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이틀째 농성을 이어가며 선거제도 개혁과 예산안 동시처리를 거듭 촉구했다.
이들 3당은 오는 9일 끝나는 정기국회 회기 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선거제도 개혁안과 내년도 예산안 동시 처리를 요구하며 전날부터 철야 농성 중이다.
3당은 이날 본회의장 앞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야당의 선거제 개혁과 예산안 연계 요구를 비판하는 민주당을 집중 성토하고 나섰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이제 민주당과 한국당이 결단해야 한다"며 "예산안과 선거구제 개편을 연계하는 일이 어디 있냐고 하는데, 우리는 선거구제 개편이 아닌 선거제도의 개혁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약속했고, '우리가 좀 손해를 보더라도 가야될 길'이라고 했는데 왜 지금와서 다른 이야기를 하느냐"며 "문재인 대통령도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받들어 움직이지 않고 있는 민주당이 움직이도록 결단을 내려 달라"고 촉구했다.
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정치를 30년 하며 예산과 선거제도를 연계시키는 것을 처음 보았다고 하는데 그것은 무지이거나 오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대표는 "1989년 예산은 '5공 청산'에 연계해 투쟁했고, 1991년 예산은 지방자치 선거제도 관련 선거법에 연계시켜 야당이 관철해냈다"며 "똑똑히 기억한다. 그것은 선거제도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991년 예산을 논의했던 1990년 정기국회 때 가장 앞장선 사람이 바로 이해찬 대표였다"며 "이 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선거제도 개혁 요구를 비난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1993년 예산은 선거관리를 위한 중립내각을 관철했고, 가깝게는 한나라당의 국가보안법과 사학법을 연계한 예산 보이콧 사례, 민주당의 야당 시절 4대강 반대 예산 보이콧 등 예산 연계는 역대 야당의 의회 전략"이라며 "30년 간 22번 연계했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내년 4월 선거구제 획정 시일을 앞두고 시간이 없기 때문에 12월 정기 국회 내 처리를 요구하는 야3당에, 예산안을 연계해 되지도 않을 일을 한다는 식으로 비난을 일삼는 것이 집권정당이 할 일이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거대 양당이 합의 못해서 예산안 법정 시한을 넘겨 놓고, 골방에서 회의록 한 자도 남지 않는 '짬짜미' 예산안 처리를 하고 있다"면서 "애먼 야3당을 비난하며 예산안 처리 시한을 지키지 못한 문제를 떠넘기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핵심 공약 수행을 위해 여기 앉아 농성해도 모자랄 판인 민주당 의원들은 모두 뒷짐을 지고 선거제도 개혁은 안될 일인 것 처럼 부정적 기류나 퍼뜨리고 있다"며 "자기 당 공약을 자기 당 의원들이 스스로 부정하는 상황을 몇개월째 방치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정기국회가 끝나는 9일까지 처리 하지 않으면 선거제도 개혁은 하세월이고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며 "문 대통령은 오늘이라도 5당 대표를 전부 모아달라"고 덧붙였다.야 3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대통령과 5당대표 회동을 촉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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