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접전 속 우세 잡았지만 막판 실수로 우승 놓쳐
(고양=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안국현(26) 8단이 삼성화재배 결승 마지막 대국에서 중국랭킹 1위 커제(21) 9단과 치열한 승부를 펼쳤지만, 준우승을 거뒀다.
한국 바둑랭킹 16위 안국현은 5일 경기도 고양시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2018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3번기 제3국에서 커제에게 324수 만에 흑 다섯집 반으로 패했다.
지난 3일 1국에서 불계승을 거두며 기선 제압에 성공한 안국현은 4일 2국에서는 불계패를 당하며 한발 물러섰다.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3국은 팽팽했다.
돌 가리기부터 주목받았다.
1국에서는 백을 잡은 안국현이 완승을 하고, 2국에서 백을 쥔 커제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누가 백을 잡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3국 백은 커제가 가져갔다. 커제는 원래 백번에 강한 기사로 유명하다.
안국현은 커제가 상변에서 실수(52수)한 틈을 타 먼저 앞섰다. 불리해진 커제는 중앙에서 강수를 구사했고, 안국현이 대응을 잘못하면서 형세가 반전됐다.
하지만 이내 커제의 무리수(124수)가 등장하면서 안국현에게 기회가 왔지만, 안국현도 악수(147·148수)를 두면서 반집을 다투는 미세한 형세가 됐다.
후반 끝내기도 팽팽했다. 인공지능 승부 예측도 수시로 뒤바뀌며 접전을 인정했다.
안국현은 일찌감치 초읽기에 몰린 상황에서도 후반 커제에게 반집 앞서는 상황을 만들었지만, 끝내기 실수(191수)를 범해 커제에게 반집 우세를 내줬다.
이후 복잡한 패싸움이 벌어져 엎치락뒤치락 접전이 펼쳐졌으나 안국현이 결정적인 실수(281수)를 했고, 이를 극복하지 못하며 생애 첫 세계대회 우승을 다음으로 미뤘다.
아쉽게 패했지만, 안국현은 일찌감치 초읽기에 몰린 상황에서도 현 세계 최강의 기사 중 하나로 꼽히는 커제를 끝까지 압박하는 끈기를 보여줬다.
커제는 머리를 쥐어뜯고 자신의 뺨을 때리며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탁자를 탕탕 치며 흥분했을 때는 심판위원의 주의를 받기도 했다.
커제는 2015·2016년을 이어 이번에 자신의 세 번째 삼성화재배 우승컵, 또 개인 여섯 번째 세계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안국현은 이 대회를 끝으로 공익근무로 군 복무를 할 예정이다.
삼성화재배 총상금 규모는 8억원이며, 우승상금은 3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5회씩이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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