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르비 지휘 도이치 캄머필과 협연…바흐 독주 무대도 예정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한국 방문을 싫어할 연주자는 없을 거예요. 음악을 깊이 감상하는 열정적인 관객과 아름다운 콘서트홀이 있는 나라죠. 마트를 구경하는 것도 좋아하는데 마스크팩 같은 한국 화장품을 구경하길 즐겨요. 방대한 해산물은 바다를 구경하는 것 같은 느낌이고, 품질 좋은 채소도 생각만 해도 두근거려요."
최근 설렘과 상냥함이 가득한 이메일 답변지를 보내온 이는 '얼음공주'란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39)이다.
그는 짧은 장식음마저 악보 그대로 재현하며 오차 없는 정확한 연주를 들려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연주에 한해서는 융통성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완벽주의적 성향을 보인다.
율리아 피셔, 재닌 얀센과 함께 21세기 여성 바이올린 트로이카(3인방)로 불리며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다.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태어난 그는 10세에 커티스 음악원에 입학한 직후부터 세계 주요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지금까지 세 번의 그래미상을 비롯해 디아파종, 에코 클래식, 그라모폰 '이달의 음반' 등 세계적인 음반상을 잇달아 받으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타고난 재능과 더불어 야무진 외모로 스타성까지 갖췄다.
그는 "다시 태어나도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고 싶다"며 "오가는 수많은 음악적 대화를 통해 많은 이들과 소통하는 일은 굉장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연주 스타일 때문에 '얼음 공주'란 별명을 달았지만 사실 그는 블로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 등을 활발히 이용하는 '소통형 연주자'다.
최근 인스타그램에 100일 동안 자신의 연습 동영상을 올린 '#100데이즈오브프랙티스(#100daysofpractice)'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개인 블로그(hilaryhahn.com)도 20여년간 운영한다.
그는 이와 관련 "팬들과의 소통이 음악가로서의 삶에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한다"며 "온라인은 내 창의성을 배출하는 창구"라고 소개했다.
"어떤 흥미로운 것을 발견하게 되면 저를 지켜봐 주는 분들과 공유하고자 그걸 더 깊이 탐구하게 돼요. 결국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이 보고 배우게 되죠."
그는 이달 협연과 독주, 두 번의 공연으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우선 오는 19일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는 지휘자 파보 예르비가 이끄는 도이치 캄머필하모닉과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5번을 협연한다.
이틀 뒤인 21일엔 같은 장소에서 바흐로 리사이틀을 연다.
바흐 무반주 소나타 2번과 3번, 파르티타 3번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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