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년 연방 역사상 처음…여성 참정권도 1971년에서야 인정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스위스에서 여성 정치인 2명이 연방 각의의 각료(장관)로 사상 처음 동시에 선출됐다.
5일(현지시간) 스위스 공영 SRF에 따르면 기독민주당(CVP) 비올라 앙헤르 하원의원과 자유당(FDP) 카린 켈러 주터 상원의원은 이날 각 당의 압도적 지지 속에 연방 각료로 뽑혔다.
연방제인 스위스 정부는 각료 7명으로 구성된 연방 각의가 최고 기관이다.
4년 임기(연임 가능)의 연방 각료는 연방의회에서 각 당의 합의로 뽑는다. 연방 각료들은 1년씩 돌아가며 스위스 정부를 대표하는 대통령을 겸직한다.
스위스에서 연방 각료에 여성 2명이 동시에 선출된 것은 1848년 스위스 연방 구성 후 처음이다.
스위스에서는 여성이 연방 각의에 진출하는 데 136년이 걸렸다. 1984년 첫 여성 각료로 선출된 엘리자베스 콥 의원은 1989년 사임했고 이후 1993년까지 다시 여성 각료가 한명도 없는 정부가 꾸려졌다.
2010년에는 한때 4명의 여성 정치인이 각료로 입각해 남성보다 많은 시기가 잠깐 있었다.
이번에 두 명이 선출되기 전까지 현 정부 여성 각료는 시모네타 소마루가 법무·경찰 장관과 도리스 로이트하르트 환경·에너지·교통 장관 2명이었다.
새로 선출된 각료들은 로이트하르트 장관과 요한 슈나이더 암만 경제·교육 장관의 후임이다. 이에 따라 7명의 연방 각료 중 여성 장관은 3명으로 늘어났다.
스위스는 여성의 참정권이 1971년에서야 인정됐다. 뉴질랜드가 1893년 세계 최초로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하고 독일이 1919년 여성 참정권을 인정한 것과 비교해도 한참 늦었다.
연방 구성 후 170년 역사상 117명의 연방 각료가 선출됐지만. 이번에 선출된 2명을 포함해도 여성 각료는 총 9명이다.
공영방송 RTS는 여성 장관 2명의 동시 선출과 관련해 "역사적인 날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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