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뒤흔든 '노란 조끼' 운동 시초는 50대 중년여성 페북영상

입력 2018-12-06 04:45   수정 2018-12-06 16:08

프랑스 뒤흔든 '노란 조끼' 운동 시초는 50대 중년여성 페북영상
브르타뉴지방 거주 아코디언 연주자이자 세 아이 엄마인 자클린 무로
급진 세력에 협박받기도…평화시위 주장 '노란조끼 자유' 대변인 활동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주요정책들을 줄줄이 유예하게 만든 강력한 '노란 조끼' 시위의 시초는 지방에 거주하는 한 50대 여성의 페이스북 영상이었다.
대서양 연안 브르타뉴 지방의 '보알'(Bohal)이라는 소도시에 거주하는 자클린 무로(51)는 지난 10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4분 38초짜리 영상을 올렸다.
무로는 자신을 촬영해 올린 '프랑스는 어디로 가고 있나'라는 제목의 이 영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상대로 직설적인 비판을 쏟아낸다.
"엘리제궁의 그릇이나 바꾸고 수영장이나 설치하는 것 말고 프랑스인들의 돈으로 대체 뭘 하는 거냐. 그런 게 돈을 쓰는 목적이라면 우리가 직접 바꿀 수밖에 없다. 당신이 그 자리(대통령)에 있을 이유가 없다."
무로는 자신과 같은 자동차 운전자들이 정부의 세금 인상과 각종 비용부담의 표적으로 부당하게 내몰렸다면서 "이제 지긋지긋하다"고 쏘아붙였다.
세 아이의 엄마이자 아코디언 연주자인 무로는 SUV 디젤 차량을 10년 전 구입했지만 계속 오르는 국제유가와 마크롱 집권 이후 정부가 꾸준히 올린 유류세 때문에 운행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차를 몰지 않고 세워둔 지 오래라고 한다.
무로의 마크롱 비판과 "침묵하는 것은 공범이다. 대통령에게 발언하라"라는 촉구는 즉각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영상은 지금까지 페이스북에서 600만 건 넘게 조회되고 26만번가량 공유되며 퍼졌고, 트위터, 유튜브 등 다른 소셜네트워크(SNS)를 타고도 확산했다.
그렇게 지난달 17일 최초로 프랑스 전역에서 대규모 노란 조끼 집회가 시작됐다. '노란 조끼'(Gilets Jaunes)라는 집회 이름은 프랑스에서 운전자들이 차 사고나 긴급상황에 대비해 차량에 의무적으로 비치하는 형광색 노란 조끼를 집회에 입고 나온 데서 붙여졌다.


무로는 전국적인 첫 노란 조끼 집회에 앞서 지난달 16일 프랑스3 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이 운전자들과 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노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내게 발언권이 주어지는 한 이 사람들을 위해 계속 말할 거에요."
평화적 시위를 통한 정부 압박을 주장해온 무로는 그러나 노란 조끼의 '얼굴' 격이 되면서 기자들의 취재와 방송 출연 요청에 응하는 등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는 와중에 급진 세력으로부터 협박까지 받는 등 곡절도 있다.
그는 최근에는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의 요청으로 '노란 조끼'의 대표 자격으로 정부와 대화를 하는 자리에 가기 전 여러 건의 살해 협박을 받아 이를 경찰에 신고했다.
주로 정부와의 대화를 거부하고 폭력시위를 이어 가야 한다는 극좌·극우세력으로부터의 협박이다.
무로는 최근에는 정부와의 협상을 주장하며 마크롱 대통령에게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데 동의하는 노란 조끼 운동 내부의 평화주의자들의 모임인 '노란 조끼 자유'(Gilets Jaunes Libres)를 따로 꾸려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무로는 노란 조끼를 처음부터 함께 해온 동료인 벤자맹 코시 등과 함께 파리에서 격렬한 폭력시위가 벌어진 바로 다음 날인 2일 주간 '르 주르날 뒤 디망슈'에 폭력을 선동하는 세력을 규탄하고 정부와의 대화를 주장하는 호소문을 투고하기도 했다.
yonglae@yna.co.kr


백기 받아낸 '노란조끼' 시위, '마크롱 퇴진' 요구/ 연합뉴스 (Yonhapnews)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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