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셈부르크, 세계 최초 '대중교통 완전 무료' 추진

입력 2018-12-06 10:53  

룩셈부르크, 세계 최초 '대중교통 완전 무료' 추진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서유럽의 작은 경제 강국 룩셈부르크가 세계 최초로 대중교통을 완전 무료로 운영하는 나라가 될 것 같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이 5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날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자비에르 베텔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부는 내년 여름부터 열차, 전차, 버스 등 모든 대중교통 요금을 없앨 계획이다. 그러나 확정된 것은 하나도 없어 아직 단정하기는 이르다.
베텔 총리는 지난 10월 중순 치러진 총선에서 환경 문제에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약속했다. 새 정부는 마리화나 합법화, 이틀의 새 공휴일 도입 등도 검토 중이다.



룩셈부르크는 유럽연합(EU)에서 국토 면적이 두 번째로 작지만 1인당 GDP(국내총생산)는 가장 높다. 대공국(大公國)이기도 한 이 나라의 수도도 '룩셈부르크(Luxembourg City)'인데, 이 도시는 세계에서 손꼽을 정도로 교통난이 심하다.
수도 룩셈부르크의 주민 수는 11만 정도나, 이 도시에 직장을 가진 출퇴근 인구가 40만에 달한다. 2016년 한 해 동안 이 도시의 운전자 1인당 평균 33시간을 차량정체로 허비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 나라 인구는 약 60만 명이다. 그런데 이웃한 프랑스, 벨기에, 독일 등에 거주하면서 국경을 넘어 매일 이 나라로 출근하는 사람이 20만 명이나 된다.
이런 사정 때문인지 룩셈부르크는 교통 문제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올해 여름엔 모든 어린이와 20세 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무료 교통수단을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중학생은 등하교 버스를 무료로 이용한다. 직장인도 출퇴근 시간이 2시간 이내일 경우 2유로(약 2천500원)만 내면 된다.
2020년부턴 대중교통 티켓을 전면 폐지할 예정이다. 요금 징수와 무임승차 감시에 들어가는 인력과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러나 충분히 검토된 방안은 아직 없다. 예컨대 열차의 1등 칸과 2등 칸을 어떻게 할지도 미정이다.
지난 총선에서 베텔 총리는 간신히 5년 재임에 성공했다.
선거 전 지지도 조사에선 기독사회국민당(CSV)이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CSV는 의석을 잃고, 녹색당이 세 석을 얻었다.
베텔 총리가 속한 민주당은 사회노동자당, 녹색당과 연합해 가까스로 연정을 구성했다. 전체 60석인 의회에서 연립정부는 31석을 갖고 있다.
그래도 베텔 정부가 구상 중인 정책 중 가장 논란이 많은 것은 마리화나 합법화일 듯하다. 새 정부는 기분전환을 목적(recreational use)으로 하는 마리화나의 구매·소유·이용을 모두 합법화하기로 했다.
che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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