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예루살렘 선언' 1년…더 꼬인 팔레스타인 분쟁

입력 2018-12-06 18:56  

트럼프 '예루살렘 선언' 1년…더 꼬인 팔레스타인 분쟁
유혈충돌로 팔레스타인 230여명 사망…평화협상 동력 약화
"트럼프, 이스라엘 손 들어줘…팔' 당국, 저항 수단 강화"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를 뒤흔든 이른바 '예루살렘 선언'을 내놓은 지 1년이 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12월 6일(현지시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며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트럼프 정부의 이스라엘 편들기를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미국 외교정책의 대전환을 의미했다.
이스라엘 내 외국공관은 대부분 지중해의 경제도시 텔아비브에 있고 이는 예루살렘이 유대교뿐 아니라 기독교, 이슬람교의 공동성지라는 특수성을 고려한 것이다.
예루살렘 선언은 이슬람 국가들을 중심으로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지만, 트럼프 정부는 올해 5월 미국대사관 이전을 강행했다.
이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은 1년간 끔찍한 유혈사태를 겪으면서 갈등의 골이 더 깊어졌다.
중동의 화약고로 불리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분리장벽(보안장벽)에서는 올해 3월 30일부터 이스라엘의 점령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시위대를 실탄으로 진압하면서 팔레스타인의 사상자가 속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3월 말부터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에 피살된 주민은 최소 235명이고 같은 기간 이스라엘군 2명이 팔레스타인의 공격으로 숨졌다.

또 지난달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 수백발을 발사하고 이스라엘군이 전투기로 공습하는 등 교전 사태도 종종 발생했다.
올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물리적 충돌은 2014년 이른바 '50일 전쟁' 이후 4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대규모 유혈사태와 예루살렘 문제로 평화협상의 동력은 크게 약화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 이후 미국 정부와 대화를 계속 거부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이집트, 유엔(UN)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장기휴전을 위한 협상을 중재했지만, 합의점이 도출되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는 내년 초 팔레스타인 문제의 해결 방안을 담은 중동평화안을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예루살렘을 둘러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중동평화안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 의문이다.
팔레스타인은 예루살렘을 미래의 독립국 수도로 삼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이스라엘은 유엔(UN)과 국제사회의 비판적 목소리에 귀를 닫은 채 팔레스타인에 대한 강경책을 이어가고 있다.
팔레스타인인 분석가 왈리드 살렘은 지난 1일 AP통신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팔레스타인 정책이 이스라엘의 손을 들어줬다며 "팔레스타인 당국도 이스라엘에 저항할 수단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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