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타케 신스케 "아이와 어른 경계 허무는 게 그림책의 힘"

입력 2018-12-07 13:53   수정 2018-12-07 14:40

요시타케 신스케 "아이와 어른 경계 허무는 게 그림책의 힘"
'이게 정말 사과일까?' '있으려나 서점' 등 8종 국내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책에 관한 책을 전문으로 다루는 서점은 없을까?
일본의 천재 그림책작가 요시타케 신스케의 신작 '있으려나 서점'(온다 펴냄)은 이런 기발한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있으려나 서점'에는 책과 관련된 일, 책과 관련된 이벤트, 책과 관련된 명소, 그리고 책 그 자체를 다루는 책들이 있다. '작가의 나무 키우는 법', '달빛 아래에서만 볼 수 있는 책' 같은 조금 희귀한 책도 있고, 독서 보조 로봇, 표지 리커버 기계 등 책과 관련된 도구도 있다.
하지만 책에 관한 모든 것이 있다는 이곳에도 없는 게 하나 있다는데 과연 무얼까?
그의 그림책에선 어른과 아이가 함께 즐기는 재기발랄한 상상력이 친근한 그림체로 펼쳐진다.
요시타케 신스케는 7일 서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정말 즐겁게 만든 책이니 독자들에게도 즐거움이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러스트 위주로 활동하다 2013년 한 편집자의 제안으로 첫 그림책 '이게 정말 사과일까?'를 펴낸 그는 이후 출간 작품마다 독자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벗지 말걸 그랬어'는 2017년 볼로냐 국제도서전 라가치상 특별상을 받았다.
한국에선 지금까지 주니어김영사(온다)를 통해 8종이 발간돼 통산 20만부가 팔렸다.
'있으려나 서점'은 어른들을 위한 잡지에 연재된 작품을 묶은 책으로, 아이와 어른의 경계를 허문다는 점에서 그의 작품들 가운데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
"책의 테마를 정할 때 어른과 아이 모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무엇일까를 중점적으로 생각하죠. 한권의 책으로 어른과 아이 양쪽이 함께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으로 책을 만듭니다."



그는 "아이들은 금세 지루해하기 때문에 항상 어린 시절의 내가 재미있어할까를 생각한다"면서 "어릴 적 봤던 책을 어른이 돼 다시 읽으면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으니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하고자 항상 고민한다"고 했다.
요시타케 신스케는 자신이 작가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림책 작업을 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보통 책은 이야기와 기승전결이 있지만 그림책은 그런 게 없어도 됩니다. 그 때문에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더 넓고 깊죠. 또 어릴 적 봤을 때와 어른 혹은 노인이 됐을 때 그림책은 다르게 받아들여 집니다. 그것이 그림책의 힘이죠. 어른들은 그림책을 많이 보지 않지만, 제 그림책을 보며 다른 좋은 그림책이 많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그의 그림책은 사소하지만 매력적인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그는 사소한 일상생활이 모여 한 사람의 '사람다움'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매 순간 주의를 기울여 메모해 둔다고 했다.
주변의 '사람다움'을 담은 그림책을 만드는 작업은 작가 자신도 변화시켰다.
"나는 사실 굉장히 걱정이 많습니다. 저 자신을 격려하고 용기를 주고자 그림을 그려왔는데 어느 분이 '그림이 재밌다'고 말씀해주셔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렇게 한국에서 독자분들을 만나게 된 데 스스로 놀라곤 합니다. 그림책의 가장 큰 장점은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을 위해 혹은 친구를 위해 한권 선물해주면 어떨까 합니다."
요시타케 신스케는 이날 오후 7시 30분 서울 명동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리는 '있으려나 서점 북콘서트'에서 독자들을 만난다.
8일 오전에는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강연하고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사인회도 한다.


bookmani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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