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륨가스로 풍선처럼 부푼 외계행성 첫 관측

입력 2018-12-08 08:00  

헬륨가스로 풍선처럼 부푼 외계행성 첫 관측
124광년 떨어진 백조자리…극한 대기 행성 관측 길 열어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에서 약 124광년 떨어진 백조자리에서 헬륨 가스로 풍선처럼 부풀어 있는 외계행성이 관측됐다.
헬륨은 우주에 수소 다음으로 많은 가스이지만 대기에 헬륨 가스가 있는 행성은 올해 초에 처음 관측될 정도로 찾아내기가 어려웠다.
영국 엑시터대학 물리·천문학과 박사과정의 제시카 스페이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올해 초 헬륨 가스가 있는 외계행성(WASP-107b)을 처음 관측한 데 이어 'HAT-P-11b'로 명명된 또 다른 헬륨 행성을 찾아내 관측한 결과를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에 밝혔다.
이 행성은 해왕성 크기로 호스트별을 지구-태양 거리의 20분의 1 정도로 근접해 돌고있다. 이 때문에 온도는 550도에 달한다.
행성의 대기는 뜨거운 헬륨으로 가득 차 있으며 헬륨 가스는 행성의 낯 면에서 밤 면으로 시속 1만㎞ 속도로 이동하는 것이 관측됐다.
또 공기보다 가벼운 가스여서 행성의 인력(引力)에 쉽게 벗어나 행성 주위로 확장된 구름층을 형성하고 있는 것도 밝혀냈다.
연구팀은 스페인 안달루시아에 있는 칼라르 알토 천문대의 직경 4m 천체망원경에 '카르메네스(Carmenes)'라는 분광기를 장착해 헬륨의 존재를 찾아내고, 대기 상층에서 헬륨 원자의 위치와 속도까지 확인했다.
카르메네스는 적외선 상에서 10만 가지 이상의 색깔을 구분해 낼 수 있다.
헬륨은 지구에선 미량만 존재하지만, 우주에서는 도처에 분포하고 있다. 이때문에 특히 가스형 거대 행성에서 쉽게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헬륨이 적외선 상에서는 기존 장비로 측정할 수 있는 범위에서 벗어나 있어 좀처럼 포착되지 않아왔다.
논문 제1저자인 제네바대학 박사과정의 로메인 알라트는 "HAT-P-11b가 호스트별에 근접해 있어 행성의 대기에 영향을 줄 것으로 의심을 했다"면서 "이번 관측은 너무 정밀해 행성의 대기가 호스트별의 복사로 부풀어 오르고 우주로 탈출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했다. 행성이 풍선처럼 부풀어 있는 것이 호스트별에 근접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관측으로 뜨거운 외계행성의 극단적인 대기를 관측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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