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 전례 없는 예산삭감…내년 사업 차질 빚을까

입력 2018-12-08 08:01  

부산시의회 전례 없는 예산삭감…내년 사업 차질 빚을까
"근거없는 예산배정 안돼" vs "원칙주의로 시정 경직 우려"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부산시와 시 교육청이 최근 열리는 부산시의회 예산심사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법령과 규정에 근거하지 않거나 효과를 내지 못하는 사업 예산은 예외 없이 삭감되기 때문이다.
8일 부산시의회에 따르면 기획행정위 등 6개 상임위는 2019년도 예산안 심사를 최근 끝냈다.
지금은 각 상임위에서 올린 예산을 놓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심사를 벌이는 중이다.
상임위별로 심사를 끝낸 예산안 내용을 보면 전례 없는 삭감이 이뤄졌다.
기획행정위는 일반회계 세출 60억4천여만원 가운데 28억3천만원을 삭감했다.
50여 개 사업 가운데 부산시민협의회운영비 4천400만원, 직원 외국어 위탁 교육비 1억100만원 등 28개 항목에 대해 지급 근거가 부족하다며 전액 삭감했다.
부산을 해외에 알리자는 취지로 1년에 한 차례 여는 외신기자 프레스 투어도 효과가 미미하다는 이유로 3천만원 전액을 깎았다.
경제문화위원회는 2014년부터 열리는 부산아시아송페스티벌 비용 16억원 전액을 삭감했다.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과 행사 성격이 중복된다는 이유에서다.
미래산업 관련 예산도 삭감의 칼날을 피해 가지 못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 지원 20억원 가운데 2억원, 사물인터넷(lot) 창업생태계 조성사업 3억5천만원 중 5천만원이 깎였다.
재창업 지원사업도 3억5천만원 가운데 5천만원이 날아갔다.
복지환경위원회 관할 각종 복지사업도 내년도 사업 예산이 깎여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일반회계 세출 부분 51개 사업 중 21개 사업에서 신청한 예산도 전액 삭감됐다.
희망복지 페스티벌 1억원, 주민주도 마을계획 실행사업 2억원, 장애체험학교 운영사업 4천만원은 모두 삭감됐다.
결혼장려·만남 프로그램 1억원도 효과가 없었다는 이유로 예산을 한 푼도 배정받지 못했다.


공중화장실 안심 비상벨 설치·유지관리비 5천만원도 그동안 신고 건수가 없었다는 이유로 삭감됐다.
도시안전위는 백양산터널 재정지원금 41억1천만원, 수정산터널 재정지원금 87억9천만원 등 모두 129억원을 삭감했다.
두 터널 운영권을 가진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와 최소운영수입보장금액(MRG)을 보장한 불합리한 실시협약 변경에 부산시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시의회는 예산심사에 앞서 법령, 조례 등에 근거하지 않은 예산은 삭감하는 것으로 원칙을 세웠다.
이를 두고 부산시 안팎에서는 "시의회가 예산심의에서 너무 원칙주의를 내세우는 바람에 시정이 경직될 소지가 많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에 대해 박승환 기획행정위원장은 "삭감한 예산은 내부 유보금 형태로 대부분 돌려놨기 때문에 집행부에서 법령 근거를 가져오면 추경 등에서 다시 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ljm70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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