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투표 끝에 메르켈의 '숙적' 메르츠 제쳐
메르켈의 잔여임기 수행에 청신호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포스트 메르켈' 시대를 가늠할 수 있는 독일 집권 기독민주당의 당 대표 선거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측근인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56) 당 사무총장이 당선됐다.
이에 따라 차기 총리 불출마를 선언한 메르켈 총리의 잔여 임기 수행에 청신호가 켜졌다.
크람프-카렌바우어 신임 대표는 7일(현지시간) 북부 항구도시 함부르크에서 열린 기민당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서 결선투표 끝에 프리드리히 메르츠(63) 전 원내대표를 제치고 대표직에 올랐다.
기민당 대의원 1천1명이 투표권을 행사한 이번 선거에서 크람프-카렌바우어 신임 대표는 1차 투표 결과 450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과반 득표 미달 시 1, 2위 간 결선투표를 치르는 규정에 따라 메르츠 전 원내대표와 결선투표를 벌인 끝에 517표를 얻어 당선됐다.
메르츠 전 원내대표는 결선투표에서 482표를 얻어 근소한 차이로 낙선했다.
크람프-카렌바우어 신임 대표는 자를란트주 총리를 지냈고, 올해 메르켈 총리에 의해 당 사무총장으로 발탁됐다.
그는 '미니 메르켈'로 불리며 사실상 메르켈 총리의 후계자가 될 것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선거 결과로 메르켈 총리가 잔여 임기를 수행할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졌다.
한때 메르켈 총리의 숙적이었던 메르츠 전 원내대표가 당선될 경우, 메르켈 총리의 총리직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앞서 메르켈 총리는 헤센 주 지방선거 다음 날인 지난 10월 29일 선거 부진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총리직도 이번 임기까지만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에서도 정치활동을 이어가지 않기로 해 사실상 이번 총리직을 마지막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한 것이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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