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만 공습 77주년…생존자 20여명 하와이 모여

입력 2018-12-08 07:07  

진주만 공습 77주년…생존자 20여명 하와이 모여
최근 신원 확인된 유해 77년만에 고향에 안장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의 2차대전 참전을 촉발한 일본군의 하와이 미 태평양함대 기습 공격을 일컫는 '진주만 공습'이 7일(현지시간) 발발 77주년을 맞았다.


2차대전 참전 생존자 20여 명이 이날 하와이 진주만에 모여 미 해군 마이클 머피호가 지나가는 모습을 보며 그날의 아픔을 기억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들은 공습이 개시된 시각인 오전 7시 55분에 맞춰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묵념했다.
1941년 12월 7일 일본군은 진주만에 주둔하던 미 태평양함대를 기습 공격해 미군 함선 8척이 침몰했고, 희생자는 2천400명을 넘었다. 진주만 공습은 미국의 2차 세계대전 참전으로 이어졌다.
18세에 해군 2급 승조원으로 웨스트 버지니아호에 탑승해 참전했다는 존 매튜러스는 95세가 됐다. 그는 AP에 "폭탄이 비오듯 쏟아지던 아침, 물에서 허우적대던 동료를 구하려고 했던 기억이 난다"라고 말했다.
커티스호 탑승자인 로버트 페르난데스는 아내와 사별해 혼자 캘리포니아에서 하와이로 날아왔다. 페르난데스는 "난 17살이었고 두려웠다. 세상을 보고 싶었다"라고 회고했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필 데이비슨 사령관은 "21척의 배가 가라앉고 170대의 전투기가 부서졌으며, 2천400여 명이 죽어간 그날을 기억한다"면서 "이런 희생에도 미국의 정신은 부러지지 않았고 오히려 강해졌다"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가장 희생자가 많은 미 해군 애리조나호 탑승 생존자는 아무도 기념행사에 오지 못했다. 생존자 5명이 모두 90대 중반을 넘겨 거동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생존자 중 최고령이던 106세의 레이 차베스는 올해 별세했다.


당시 애리조나호에는 1천512명이 탑승하고 있었는데 불과 300명 정도만 생존했다.
CNN은 진주만 공습 희생자 중 최근에야 신원이 확인돼 무려 77년 만에 유해가 고향에 돌아와 안장되기도 했다고 이날 전했다.
플로리다에 사는 토머스 돌(70)은 최근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 스파텐버그 국제공항에 나가 숙부인 칼 돌의 유해를 받았다.
미 해군 오클라호마호에 탑승했다가 숨진 429명 중 한 명인 칼 돌의 유해는 성조기에 덮인 채로 고향에 돌아왔다. 토머스 돌은 숙부의 관에 손을 올리고는 "가족들이 오래도록 그를 그리워했다"라고 말했다.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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