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 4위에서 프리 '개인 최고점'으로 역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피겨왕자' 차준환(17·휘문고)이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역사를 새로 썼다.
차준환은 8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18-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총점 263.49점으로 남자 싱글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은 시즌 ISU 그랑프리 7개 대회의 성적을 합산해 상위 6명만이 출전하는 '왕중왕전'으로 한국 남자 선수가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메달을 딴 것은 물론 출전한 것도 차준환이 처음이다.
남녀를 통틀어서도 2009-2010 '피겨퀸' 김연아의 메달이 마지막이다. 김연아는 4번의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를 거머쥐었다.
시니어 2년 차인 차준환은 첫 출전한 파이널에서 메달까지 목에 거는 쾌거를 이뤘다.
전날 쇼트 프로그램에서 6명 중 4위를 했던 차준환은 이날 프리 스케이팅에서 훌륭한 연기로 역전에 성공했다.
6명의 선수 가운데 두 번째로 '로미오와 줄리엣'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에 맞춰 프리 스케이팅 연기에 나선 차준환은 기술점수(TES) 91.58점에 예술점수(PCS) 83.84점을 합쳐 174.42점을 받았다.
차준환이 지난 9월 어텀 클래식에서 기록한 프리 최고점 169.22점, 총점 259.78점을 모두 경신한 개인 최고점이었다.
첫 점프였던 쿼드러플(4회전) 토루프 점프에서 중심을 잃고 엉덩방아를 찧어 수행점수(GOE) 감점을 받았지만 곧바로 추스른 침착함이 돋보였다.
차준환은 곧바로 쿼드러플 살코를 완벽하게 뛰어 가산점을 챙겼고, 이어진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깨끗하게 뛰었다.
물 흐르는 듯한 스텝 시퀀스와 스핀, 코레오 시퀀스에 이어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악셀, 트리플 플립-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도 실수 없이 뛰었다.
마지막 트리플 루프 점프도 성공한 차준환은 스핀과 함께 강렬하게 연기를 마쳤다.
최선을 다한 차준환은 나머지 선수들의 결과를 기다렸고, 전날 쇼트에서 차준환에 앞서 3위였던 미할 브레지나(체코)가 첫 점프 실수로 차준환보다 낮은 점수를 받으며 차준환이 동메달을 확보하게 됐다.
이날 금메달은 총점 282.42점을 받은 미국의 '점프 천재' 네이천 첸이 차지했다. 우노 쇼마(일본)가 275.10점으로 은메달이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