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으로 자궁 적출 수술 후 신장도 사라져…고의성 의심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결혼을 앞두고 있던 태국 여성이 의사의 오진으로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을 받은 뒤 신장 1개도 사라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태국 일간 방콕포스트는 8일 33살 여성 시나와뽄 홈끌랑 씨의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태국 남부 송끌라주의 한 대학에서 교직원으로 일하던 시나와뽄 씨는 지난 6월 배가 아파 직장 근처 병원에 갔다가 장폐색 진단을 받았다.
치료를 위해 고향인 태국 북동부 우돈타니주로 돌아간 그는 복통이 재발해 급히 현지 병원을 찾았다.
당시 당직 의사는 장과 난소에 물혹이 있다며 주사를 놔줬다.
덕분에 통증이 좀 가라앉았는데 이때 도착한 원로 의사가 진단하더니 "암에 걸렸다"며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사는 "조직검사라도 해보자"는 환자의 요청을 완강히 거부하며 고집을 피웠다.
내년에 결혼할 계획이었던 시나와뽄 씨는 망설이다가 결국 이 의사의 말을 믿고 자궁과 난소 적출 수술을 받았고 이 과정에 직장(直腸) 위치를 옮겼다는 말도 들었다.
그런데 2주 뒤 해당 병원에서 암이 아니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화가 난 시나와뽄 씨가 병원에 항의해 받은 보상금은 24만 바트(약 820만 원)였다.
5개월 뒤에는 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직장 위치 복원을 위해 지난 9월 같은 병원을 찾았는데 한 의사로부터 "왼쪽 신장밖에 없으니 무리하게 일하지 말라"는 충고를 듣게 된 것이다.
신장 적출 수술을 받은 적이 없는 시나와뽄 씨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지만 사실이었다.
그는 누군가 기득권층을 위해 자신의 신장 1개가 도둑맞은 게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시나와뽄 씨는 지난 7일 우돈타니주 민원센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해당 병원 측은 "신장이 없어졌다는 민원은 새롭게 제기된 것이어서 조사해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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