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인천 바다서 나온 닻돌, 절반은 보존처리 필요"

입력 2018-12-09 06:30  

"충남·인천 바다서 나온 닻돌, 절반은 보존처리 필요"
132점 중 67점은 야외서 대기중…"보존과학 연구 서둘러야"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충남과 인천 해역에서 길어 올린 닻돌 132점 가운데 절반가량인 67점에 대한 보존처리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김택준 학예연구사는 연구소가 발간하는 학술지 '해양문화재' 최신호에 수록한 논문에서 충남과 인천 바다에서 나온 닻돌 현황을 분석하고 과제를 제안했다.
닻돌은 배를 바다에 정박할 때 조류에 떠내려가지 않도록 사용하는 도구로, 선박 규모를 추정하고 석재 가공 양상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고고학 자료다.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에 전북 군산 십이동파도선 수중발굴에서 닻돌이 발견된 이후 약 170점이 뭍으로 올라왔다. 그중 123점이 충남 태안 마도 해역에서 나왔고, 9점은 인천 옹진 섬업벌 해역과 영흥도선 조사에서 발견됐다.
김 연구사는 "마도와 섬업벌 해역에서 나온 닻돌은 길이 40㎝, 무게 5㎏ 안팎인 초소형부터 길이 2.5m, 무게 1천㎏ 이상인 대형까지 크기와 형태가 다양하다"며 "암석 종류는 화강암·응회암·석영맥 등인데, 전체 닻돌에 대한 조사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닻돌은 대부분 자연석을 가공하지 않고, 닻줄을 매달기 위해 가운데 부분 양쪽을 오목하게 다듬은 형태"라며 "두 점은 사면을 정교하게 다듬은 중국식이고, 7점은 가공의 흔적은 보이지만 전형적 중국식 닻돌과 비교하면 다소 투박하다"고 설명했다.
닻돌은 오랫동안 해저에 가라앉아 있었기 때문에 내부에 바닷물이 들어갔고, 이로 인해 물 밖으로 꺼낸 뒤 소금기를 빼는 탈염을 하지 않으면 물리적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김 연구사는 밝혔다.
그는 "올해 7월을 기준으로 탈염을 완료한 닻돌은 20점이고, 45점은 처리 중"이라며 "닻돌은 크고 무거워 중장비를 갖추지 않으면 이동이 어렵고 보존처리에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132점 중 67점은 탈염을 시작조차 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유물들은 야외에서 보호형 덮개 아래에 보관 중이다.
김 연구사는 "닻돌 67점은 표면이 일부 떨어져 나가거나 균열이 발생하는 등 손상이 확인됐는데, 7점은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닻돌은 유물 양이 적어 보존과학 연구가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며 "가장 시급한 과제는 효과적인 보존처리를 위한 기초 조사이며, 조사를 마쳐야 암석 별로 적절한 탈염 처리 방안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중장비가 없으면 즉각적인 보존처리가 어려운 대형 닻돌의 효과적 보관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소는 부산 경상좌수영을 비롯해 다대포진, 부산포진, 서생포진, 감포진, 개운포진, 두모포진, 칠포진, 축산포진 등 조선 수군진 9곳에 대한 보고서인 '조선시대 수군진조사 Ⅳ 경상좌수영 편'을 최근 발간했다.
연구소 간행물은 누리집(www.seamuse.go.kr)에서 볼 수 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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