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셰이크 칼리파 빈 자예드 알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겸 아부다비 군주는 8일(현지시간) 준입법기관인 연방평의회(FNC) 의석의 50%를 여성에 할당하라고 지시했다.
FNC는 입법권은 없지만 정부가 각종 법률과 규칙 등을 제정하기 전에 법적·종교적 의견을 내고 제한적으로 행정부를 감사하는 기능을 보유한 곳이다.
의원은 모두 40명으로, 이 가운데 절반이 2006년부터 직접 선거로 선출되고 나머지 절반은 UAE 7개 에미리트의 군주가 인구비례에 따라 배정된 의석수만큼 지명한다.
이번 대통령 지시로 2019년 새로 구성되는 FNC의 의원 중 20명이 여성으로 채워진다.
이렇게 되면 비록 준입법기관이지만 여성 의원의 비율을 기준으로 르완다, 쿠바, 볼리비아에 이어 세계 4위가 된다.
현행 의원 선출·지명 제도대로라면 선거로 당선된 여성 의원이 20명이 되지 않으면 부족한 인원을 각 에미리트의 군주가 여성으로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UAE 총리 겸 두바이 군주는 트위터에 "우리 사회의 절반은 여성이므로, 여성이 그 비율대로 대의 해야 한다. 이번 지시는 여성이 입법 분야에서 국가의 발전에 기여하도록 하는 큰 도약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UAE에서 직접 선거가 처음 실시된 2006년에 여성 1명이 선거로 뽑혔고 8명이 지명됐다. 2011년에도 여성 당선자는 1명에 그쳤고 6명이 지명됐다. 2015년에 구성된 현 FNC엔 선거 당선자 1명과 피지명자 7명 등 모두 8명의 여성 의원이 활동하고 있다.
여성이 소수지만 2015년에는 아랍권에서 처음으로 입법기관(준입법기관 포함) 의장을 여성 의원이 맡았다.
사우디아라비아도 2013년부터 국왕 자문기관 성격인 준입법기관 슈라위원회의 의원 150명 중 20%인 30명을 여성에 할당하고 있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