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백악관은 9일(현지시간)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창업자의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이 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것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전에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거듭 주장하며 선긋기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무역 휴전'을 선언한 지난 1일 공교롭게 이뤄진 멍 부회장 체포를 두고 미중 관계 재냉각 조짐 등 후폭풍이 커지는 가운데 불 끄기를 하려는 모양새이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 방송 '폭스 앤 프렌즈'에 출연, "그는 (시 주석과의 업무 만찬 당시에는 멍 부회장의 체포 사실과 관련해) 알지 못했다"며 "분명히 말할 수 있다. 대통령은 추후에 알았다"고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앞서 익명의 백악관 관리도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시 주석과 만찬을 하기 전까지 미국이 캐나다에 멍 부회장의 인도를 요청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업무 만찬이 끝나고 나서 멍 부회장의 체포 사실을 알게 된 뒤 극도로 화를 냈다고 보도했었다.
그러나 커들로 위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멍 부회장의 체포와 관련, "그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화를 냈다는 '설'을 부인했다.
멍 부회장의 체포에 대한 강력한 항의 표시로 중국 외교부가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 대사를 초치하는 등 이번 사태의 파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은 멍 부회장의 즉각적 석방을 촉구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상응하는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무역협상에서 카드로 활용하려는 '협박용' 포석 아니냐는 관측이 중국 등에서 나오는 가운데 커들로 위원장은 '멍 부회장이 협상 전략 차원에서 석방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장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아무것도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법무부와 국가안보회의(NSC) 그리고 법 집행의 문제"라며 법무부와 NSC 소관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어떻게 될지는 나는 알지 못한다"며 "'무역 차선'과 '법 집행 차선'이 있는데, 서로 다른 차선이다. 경로가 다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백악관은 이번 사태가 협상 등에 실제 미치는 여파는 없을 것이라며 파문 진화에도 나섰다.
이번 사태가 미 중간 무역 긴장을 고조시키는 한편 주식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과 관련, 미 협상단을 이끄는 로버트 라이드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미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큰 충격파가 없을 것이라는 게 내 시각"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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