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한국 현대사의 비극인 '제주4·3'에 대한 국민 인지도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4·3평화재단은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천505명을 대상으로 4·3 70주년 인식조사를 한 결과(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5% 포인트) 인지율이 78.7%를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인지율은 '이름 정도만 들어봤다' 22.8%, '내용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 43.5%, '내용에 대해 상세하게 알고 있다' 12.4%를 합친 것이다. '처음 들어봤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21.3%다.
올해 4·3 인지율은 작년 코리아리서치의 조사결과 68.1%에 비해 10.6% 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인지율 98.3%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했다. 다음은 노근리 양민학살사건 68.4%, 여순사건 58.2%, 보도연맹사건 39.2%, 대구 10·1 사건 32.6% 순이었다.
제주4·3 인지도는 대부분 계층에서 70% 내외로 고르게 높게 나왔으며 40대와 50대, 서울 거주자, 남자, 진보 성향자, 현대사 관심자의 인지도가 85% 이상으로 다른 계층보다 높았다.
'평소 제주4·3에 대해 어떻게 알고 있었나'라는 4·3 성격에 대한 질문에는 54%의 응답자가 '양민학살'을 꼽았다. 나머지는 '폭동' 9.4%, '항쟁' 7.7%, '사건' 6.4%의 비율로 응답했다.
제주4·3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나 이미지, 느낌을 묻는 말에는 전체 인지자 1천184명 중 304명(25.7%)이 '학살/양민학살'이라고 답했다.
다음은 '억울한/무고한 희생'(4.2%), '안타깝다/안쓰럽다/안됐다'(2.5%), '슬픔/아픔'(2.1%), '공산당/공산주의자/빨갱이'(1.7%), '희생/희생자, 피해자'(1.4%), '잔인하다/잔혹하다'(1.3%), '간첩으로 인해 발생한 사건'(1%), '부정적 이미지'(0.9%), '안 좋은/나쁜 사건'(0.8%) 순으로 선택했다. 인지자 중에도 '모름/무응답' 비율은 33.7%에 달했다.
제주4·3 해결을 통해 실현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로는 23.5%가 '인권신장'을 꼽았다. 이어 정의구현(16.6%), 화해·상생(14.6%), 민주발전(13.5%), 평화정신(9.3%), 통일지향(2.3%)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들은 최근 1년 동안 TV(61%)와 인터넷(29.9%)을 통해 제주 4·3을 가장 많이 접했으며, 앞으로 TV(62.2%), 영화, 홍보 영상 등 영상물(33.8%), 학교수업(15.4%) 등을 통해 진상을 알려야 한다고 답했다.
고영철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4·3 70주년 추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의 감동적인 추념사와 전국 생중계, 다양한 기념행사와 홍보 등을 통해 국민적 공감대의 폭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kh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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