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찰청 1년 이상 장기 실종자 8명 소재 확인
(청주=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14년 전 실종된 아들이 돌아오지 않아 사망신고까지 했던 80대 노모가 경찰 도움으로 죽은 줄 알았던 아들과 다시 만났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A(45)씨는 2004년 어머니 B(84)씨, 형과 청주에서 함께 살았다.
당시 31세였던 A씨는 취직이 안 돼 우울증을 겪다가 가족에게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남기고 집을 나갔다.
B씨는 아들이 2년째 집에 돌아오지 않자 2006년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B씨는 신고 후에도 아들을 찾지 못했고, 실종 14년 뒤인 지난 6월 아들 사망신고를 했다.
이후 B씨는 아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천도재까지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지방경찰청은 지난 8월 장기실종전담팀을 만들고 A씨의 행방을 찾기 시작했다.
경찰은 A씨와 비슷한 외모를 지닌 사람을 봤다는 제보를 받아 경기 수원 90여개 용역회사를 탐문해 A씨를 찾았다.
결혼도 하지 않은 A씨는 그곳에서 일용직으로 생활하고 있었다.
경찰의 도움으로 모자는 지난 10월 극적으로 상봉했다.
B씨는 "아들이 집을 나가 어딘가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줄 알았는데 살아 있다니 믿기질 않는다"며 "평생 보고 싶었던 아들을 다시 봤으니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전했다.
A씨는 "일용직으로 먹고살기 바빴고, 미안한 마음에 부모를 찾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지방경찰청은 지난 8월부터 지난 9일까지 1년 이상 장기 실종자 25명에 대해 수사를 벌여 총 8명의 소재를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장기 실종자 가족의 DNA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등록하고 3차원(3D) 몽타주 만들어 주요 기관에 배포하는 등 실종자를 지속해서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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