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구단 "사실 맞지만 화해하며 일단락된 문제"…KBO "사실관계 확인하겠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전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문우람(26)이 과거 넥센 선배에게 야구 배트로 머리를 여러 차례 맞았다는 충격적인 비화를 공개했다.
문우람은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은 승부 조작 브로커가 아니라며 결백을 주장했다.
문우람은 2015년 5월, 직접 승부 조작을 제의하고, 브로커 조모씨와 친구이자 전 NC 다이노스 투수인 이태양(25) 사이에서 금품을 전달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아 KBO 영구 실격 처분됐다.
문우람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승부 조작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했다. 단지 승부 조작과 관련된 얘기만 나온 것은 아니었다.
문우람 "저는 승부조작 브로커가 아닙니다"…눈물로 호소 / 연합뉴스 (Yonhapnews)
문우람은 브로커 조모씨와 가까워지게 된 계기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과거의 아픈 상처를 공개했다.
그는 "2015년 5월 팀 선배에게 야구 배트로 폭행을 당했다. 머리를 7차례나 맞아 뇌진탕 증세가 오고 얼굴이 부어올라 게임에도 못 나가고 집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조모씨가 '쇼핑하면 기분전환이 될 것'이라며 운동화, 청바지, 시계 등을 선물해줬다"고 소개했다.
문우람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도 그 선배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
선배의 폭행으로 힘들어할 무렵 브로커 조모씨가 친근하게 접근했고, 그에게 위로를 받으면서 결정적으로 가까워졌다는 것이 문우람의 설명이다.
문우람은 당시에는 그가 승부 조작 브로커인줄 몰랐다고 했다.
야구 에이전시, 매니지먼트를 준비하는 사업가라는 말을 믿었고, 접대나 선물이 사업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며 별 부담을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이후 그 브로커로 인한 이태양의 승부 조작 사건이 터지자 해당 브로커는 중간다리 역할을 한 선수로 문우람을 지명했다.
문우람은 승부 조작에 가담하지 않았는데도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썼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모씨가 기분을 풀어 준다며 저에게 선물한 운동화, 청바지, 시계가 결과적으로 저를 승부 조작범으로 만들었다"고 한탄했다.
문우람은 "설령 야구를 못 한다 하더라도 저의 진실만큼은 꼭 밝히고 싶다"며 "저에게 씌워진 승부 조작 브로커라는 누명을 벗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넥센 구단은 2016년부터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그해 11월에는 문우람이 승부 조작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문우람은 결국 대법원에서도 유죄가 확정됐다.
문우람은 당시 상무 소속이었기에 넥센 구단에는 큰 불똥이 튀지 않았다.
하지만 문우람이 야구 배트 폭행을 당했다고 말한 2015년 5월은 넥센 소속이었다. 문우람은 2015시즌을 마치고 상무에 입대했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당시 문우람이 선배에게 폭행을 당한 것은 맞다. 하지만 그 선배가 문우람과 선수 아버지에게 찾아가 무릎을 꿇고 사과하면서 일단락된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선수단이 자체적으로 규율을 잡고자 한 문제라 구단 차원에서도 따로 징계를 하지 않았다"며 "폭행이라는 안 좋은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서는 뭐라 할 말이 없다"고 덧붙였다.
KBO 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승부 조작 추가 가담 선수로 문우람과 이태양이 실명 공개한 선수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문우람 폭행 사건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KBO 관계자는 "실명이 거론된 몇몇 선수와 문우람 폭행 사건은 사실관계 확인 절차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구단을 통해 사실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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