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州)의 작은 마을 아요디아에 라마신 사원 건립을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아요디아는 인도 내 힌두교와 이슬람교 간 종교 갈등의 진원지로 꼽히는 곳이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힌두교도 5만여명이 9일(현지시간) 델리에 운집해 라마신 사원 건립을 촉구했다.
이번 집회를 조직한 힌두 우익단체 비슈바 파리샤드(VHP) 측은 "힌두교도들은 사원이 건립되기 전까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소망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 일부는 힌두교를 상징하는 깃발을 흔드는가 하면 힌두 신의 복장을 한 교도들도 눈에 띄었다. 당국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집회 현장에서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연설에선 인도 정부가 장기화하는 관련 대법원 심리에 개입해 직접 사원 건립을 명령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힌두교 수도사는 운집한 군중에 "정부와 대법원은 이 문제가 힌두교도들의 종교적 감정에 관한 것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힌두교도들이 라마신 사원 건립을 주장하는 장소는 과거 이슬람 바브리사원이 있던 곳이다.
이 이슬람 사원은 450년 이상 명맥을 이어오다 1992년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 간 충돌 과정에서 파괴됐다. 당시 2천여명이 숨지면서 인도 종교 역사상 최악의 유혈사태로 기록됐다.
힌두교도들은 이곳이 라마신이 탄생한 성지(聖地)라고 믿지만 이슬람교도들은 수세대에 걸쳐 알라신을 숭배한 장소라고 맞선다.
갈등이 한창이던 2010년 주 고등법원은 분쟁 대상 지역의 토지 소유권을 힌두교와 이슬람교 단체 사이에 2대 1로 나눠주는 방식으로 사태를 봉합했다.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이에 대한 논쟁은 최근 수개월에 걸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속한 민족주의 성향의 인도국민당(BJP) 내에서 라마신 사원 건립 요구가 터져 나오면서 특히 증폭된 측면이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5월 총선을 앞두고 인도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힌두교도들을 자극해 정치적 이득을 꾀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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