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술연, 기존 연구 결과보다 100여년 뒤로 변경
(경주=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북 경주 남산 열암곡에서 엎어진 채 땅을 보고 있는 채로 발견된 마애불상이 넘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가 100여년 뒤로 미뤄졌다.
경주시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 주변 정비 방안 및 실시설계 용역' 결과 불상이 넘어진 원인이 조선 명종 12년인 1557년 규모 6.4 지진이 유력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해 7월부터 용역을 맡은 건설기술연구원은 최근 중간보고 때만 해도 이보다 100여년 앞선 1430년에 발생한 규모 6.4 지진으로 불상이 넘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추가실험을 거쳐 100여년 뒤에 일어난 지진으로 넘어진 것이 유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시 관계자는 "추가실험 내용과 관련해서는 공학적으로 까다로운 부분이고 아직 보고서를 받지는 못해 정확한 내용은 모른다"고 말했다.
경주시와 건설기술연구원은 마애불이 축조된 시기를 인근에서 발견한 토기 연도를 측정 결과 8세기 후반으로 추정했다.
건설기술연구원은 이달 안으로 마애불상 정비·보존관리 방안, 불상 활동방지 시설, 보호각 및 관람환경 조성, 비탈면 안정성 확보 실시설계 등과 관련한 결과물을 내놓을 예정이다.
시는 이를 바탕으로 2020년까지 불상 머리 안정화와 석축 보강, 보호각 교체를 거쳐 안전한 관람환경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불상을 세워야 할지, 세운다면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지를 놓고 문화재청, 불교계, 전문가의 견해 차이가 커서 추가로 논의하기로 했다.
이 불상은 2007년 5월 22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열암곡 석불좌상(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13호) 보수 정비를 위해 조사하던 중 엎어진 채로 발견했다.
남산에 남은 100여구 불상 가운데 가장 완벽한 상태로, 오뚝한 콧날과 아래쪽 바위 사이 간격이 불과 5cm에 불과해 큰 화제를 모았다.
경주시는 정비와 점검을 거쳐 지난 2013년 7월 3일 문화재 사적분과위원회의 현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엎드려 있는 현재 상태로 보존하기로 결정했으나 이후 마애불 얼굴을 드러내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불상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무게가 70∼80t에 이르고 모의실험에만 24억원이 들어 불상 세우는 일은 나중에 논의하기로 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남산 열암곡 마애불은 당장 국보로 지정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며 "안전성 보강과 편안한 관람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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