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에 발전기금으로 출연…"부마항쟁 기념사업에 써달라"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1988년 학생운동 중 투신해 숨진 부산대생 양영진 열사의 가족이 부산대에 발전기금으로 1천만원을 출연했다.
부산대는 양 열사의 작은 누나 양해순 씨와 큰 누나 양영임 씨가 10일 오전 학교를 찾아와 동생에게 명예학사학위를 준 데 대해 감사의 뜻과 함께 발전기금 1천만원을 전호환 총장에게 전달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양해순 씨는 "지금이라도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영진이의 뜻을 이어가고 싶다"며 "부마민주항쟁 발원지인 부산대에서 추진하는 10·16 부마민주항쟁 기념사업 등에 적지만 이 기금이 쓰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대는 앞서 8월 24일 부산대 2017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장에서 영 열사에게 명예학사학위증을 수여했다.
그가 민주화를 위해 투신한 지 30년 만이다.
학위수여식장에서 누나 해순씨는 학위를 받아들고 내내 눈물을 그치지 않아 주변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부산대 측은 "양씨 가족들이 기금 전달식에서 '영진이를 모교와 우리 사회가 잊지 않고 기억해주신 데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전호환 총장은 "내년은 부산대에서 부마항쟁이 촉발한 지 4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며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신 양 열사를 비롯해 민주화 인사들의 고귀한 뜻을 기억하고 기리고자 대학 차원에서 다양한 사업을 펼 예정"이라고 화답했다.
양영진 열사는 1986년 부산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한 후 학생운동에 참여하다가 단기사병으로 입대한 뒤 2개월 만에 부산대 재료관 5층에서 조국의 민주화를 염원하고 독재와 외세를 비판하는 유서를 남기고 투신해 생을 마감했다.
그는 2001년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로부터 민주화운동 관련 희생자로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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