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스타' 오루어크 행사에 120명 참석…요리 중계방송은 25만 시청
민주당 대선주자들, SNS 등 新미디어 공략 가속…"대안 미디어 창조해야"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샛별'로 떠오른 베토 오루어크(텍사스) 하원의원은 최근 타운홀 미팅을 열었다.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던 상원의원 도전이 아깝게 좌절된 이후 첫 행사였지만 모인 인원은 120여 명에 불과했다.
반면 오루어크 의원이 그날 집으로 돌아가 아내, 딸과 함께 치킨 만찬을 요리하는 장면을 생중계한 45분짜리 페이스북 방송은 무려 25만7천 명이 시청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WP는 10일(현지시간) 오루어크 의원의 사례를 중심으로 내년부터 본격화할 2020년 미국 대선 레이스가 최근 2년 동안 급변한 미디어 지형에서 열린다는 점을 잠룡들이 명심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특히 백악관 탈환을 노리는 민주당 주자들이 초반 레이스에서 살아남으려면 신속하고 고유한 콘텐츠의 소셜미디어 중계와 입소문 공유로 당원들의 주목을 끌어야 한다고 선거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민주당 주자들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셜미디어에 요리 장면을 올리거나 차내 라이브 방송을 하는 잠룡들이 많다.
카말라 해리스(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은 최근 추수감사절 칠면조 요리를, 키어스틴 질리브랜드(뉴욕) 상원의원은 스터핑 요리를 각각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코리 부커(뉴저지) 상원의원은 지난 한 해 동안 인스타그램에 감동을 주는 시(詩)와 문구를 인용해 올렸다. 그가 지난 9월 올린 자작시는 트위터에서 3만4천 명이 리트윗했다.
지난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경쟁했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은 '버니 샌더스 쇼'라는 이름의 팟캐스트를 시작해 작년 한 해에만 550개의 온라인 영상을 제작했다. 그의 팟캐스트는 페이스북에서 15억 뷰를 기록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과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사진·영상팀을 대동하고 인스타그램 등 SNS용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고 WP가 전했다.
조 바이든 부통령 역시 시사 팟캐스트를 진행하다 최근에는 핵심 이슈에 관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유튜브 독백 영상을 만들고 있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활발한 소셜미디어 공략은 중간선거에서 뜬 두 명의 당내 스타를 참고한 것이기도 하다. 오루어크 의원과 뉴욕 연방하원의원으로 당선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테즈가 그 사례다.
오카시오-코테즈 의원은 자신의 워싱턴 생활 일거수일투족을 중계방송하는 듯한 인스타그램 게시물로 100만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선임 보좌관을 지낸 댄 파이퍼는 "민주당은 메시지를 내보낼 대안 미디어 생태계를 창조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2016년에 그걸 생각해내지 못했지만, 2020년에는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트위터로 기성 언론을 좌지우지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경쟁할 필요는 없다는 조언도 나왔다.
클린턴 전 장관의 대선캠프 공보국장을 지낸 제니퍼 팔미에리는 "민주당 주자들은 소셜미디어를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봐야지, 트럼프와 여론의 주목을 경쟁하는 도구로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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