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이대호(36·롯데 자이언츠)는 양상문(57) 롯데 감독을 "아버지 같은 분"이라고 했다.
1, 2군을 오가던 이대호는 2004년부터 붙박이 1군 타자가 됐다.
2004년은 양상문 감독이 롯데를 지휘하기 시작한 해다.
이대호는 2004년에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132경기) 나섰고, 20홈런을 쳤다.
2005년에도 양 감독은 이대호를 주전으로 기용했고, 이대호는 21홈런으로 화답했다.
양 감독은 2005시즌이 끝난 뒤 팀을 떠났다.
이대호는 2006년 타자 트리플크라운(타율, 홈런, 타점 1위)을 달성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랐다. 이후 이대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양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2019년 양 감독과 이대호는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뛴다.
2018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린 10일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에서 만난 이대호는 "다시 롯데 감독으로 오신 양상문 감독님은 내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라며 "내가 일본, 미국에서 뛸 때도 양 감독님께 자주 전화를 드렸다. 롯데 감독으로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도 가장 먼저 전화했다"고 했다.
그는 "양 감독님은 나의 모든 걸 알고 계신 아버지 같은 분이다. 감독으로 오신 뒤에도 농담을 섞어가며 조언을 해주셨다"고 전했다.
양 감독과 재회한 기쁨과 성적 부진으로 팀을 떠난 조원우 전 감독에 대한 미안함까지 더해 이대호는 "내년에는 더 잘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해 이대호는 타율 0.333, 37홈런, 125타점을 올렸다. 뛰어난 성적으로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역대 3번째로 3개 포지션(1루수, 3루수, 지명타자)에서 황금장갑을 손에 넣는 기록도 세웠다.
하지만 이대호는 "우리 팀이 올해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내가 주장을 맡고 있었으니, 내 책임이 크다"고 곱씹었다.
이대호는 양 감독에게 "주장에서 물러나고 싶다"고 정중하게 요청했다.
양 감독은 이를 받아들여 손아섭을 새로운 주장으로 선임했다.
이대호는 "야구에만 집중해서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 개인 성적이 오르면 당연히 팀에 도움이 되는 것 아닌가"라며
"감독님, 주장 아섭이를 도와서 2019년에는 높이 올라가겠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2004년과 2005년 롯데를 맡아 이대호, 장원준(두산 베어스) 등 젊은 선수의 도약을 도왔다. 하지만 포스트시즌(2004년 8위, 2005년 5위)에는 진출하지 못했다.
이대호는 양 감독과 함께 가을 무대를 누비는 꿈을 꾼다. 그는 "비시즌에도 최선을 다해서 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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