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미국 뉴욕 경찰이 브루클린 한 복지센터 바닥에 앉아 있던 여성을 내쫓는 과정에서 18개월 된 아이를 낚아채는 동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고 AP 통신·영국 일간 가디언이 11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재스민 헤들리(23)는 지난 7일(현지시간) 오후 많은 이용객이 몰린 복지센터를 찾았다가, 비어 있는 의자가 없는 것을 알고 아들을 안은 채 무려 2시간 동안 바닥에 앉아 순서를 기다렸다.
복지센터 보안요원은 그에게 일어나서 나가라고 요구했으나 헤들리는 볼 일이 있다면서 버텼다.
보안요원의 911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그를 바닥에 강제로 눕히고 이어 팔에 안겨 있던 아이들을 휙 낚아챘다.
당시 현장에 있던 니샤 퍼거슨은 이런 장면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다.
퍼거슨은 "아이는 경찰이 끌어당기자 필사적으로 비명을 질렀다"면서 "헤들리는 경찰에 아이를 다치게 할 수 있으니 그냥 두라고 통사정했다"고 증언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경찰을 향해 아이를 놔두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이에 맞서 한 경찰관은 테이저건을 꺼내 들고 항의하는 사람들을 겨냥하기도 했다.
뉴저지주 검찰은 헤들리를 행정업무를 방해하고 체포를 거부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그는 10일 현재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헤들리는 아들의 탁아소 바우처를 신청하려고 복지센터를 찾았다고 가족들이 전했다.
아이는 가족들이 돌보고 있다.
브루클린 국선변호인은 검찰에 그를 즉시 석방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페이스북 Monae Sinclair]
민주당원으로 전직 경찰관인 브루클린 자치구 대표 에릭 애덤스는 복지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헤들리 체포에 나선 경찰은 밀입국자들을 낚아채는 국경수비대와 다름이 없었다"면서 "그의 체포는 뉴욕 전체에 흠집을 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헤들리는 복지센터를 위험에 빠뜨린 적이 없다"면서 "오히려 복지센터 측의 행동이 어린아이의 복지를 위협했다"고 지적했다.
시의회 대변인 코리 존슨(민주)은 "이번 사건은 충격적이고 가슴 아픈 일"이라며 도움을 요청하러 복지센터를 찾아간 헤들리에게 잘해주지 못할망정 폭력을 행사한 경찰과 복지센터 보안요원은 잘못된 행동을 했다고 비난했다.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은 트윗을 통해 "이번 사건은 충격적인 일"이라며 "이 동영상을 본 그 누구와 마찬가지로 나도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뉴욕 검찰과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 정밀 검증에 들어갔다.
경찰은 복지센터 보안요원이 왜 헤들리를 내쫓으려 했고 그가 왜 거부했는지 당시 상황을 조사 중이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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